[차세대리더-크리에이터] ‘투자왕 김단테’ 김동주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0.10.22 12:00
  • 호수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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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식 등락에 꿈쩍 않는 ‘투자 덕후’…”성장하는 자본주의에 베팅하면 절대 안 져요” 

흔히 유튜브를 돈만 보고 시작하지 말라는 얘기를 한다. 쉬운 말이다. 실천은 어렵다. 유튜브로 돈 버는 방법에 관한 책이 상반기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정도다. 유튜버 ‘투자왕 김단테’ 김동주씨의 경우는 다르다. 그는 30대 초반에 창업한 회사를 팔아 경제적 자유를 이뤘다. 서울에 집도 사고, 고급 스포츠카도 사고, 수시로 해외여행도 다녔다. 그럼에도 유튜브에 뛰어들어 매주 2건 이상 꾸준히 영상을 올리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시사저널 박정훈

10월14일 서울 서초구 카페에서 김씨를 만났다. 그는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심심해서”라고 말했다. 채널의 주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투자다. 그는 스스로에 대해 ‘투자 덕후’라고 표현했다. 김씨는 “유튜브에선 여전히 게임이나 먹방 등의 수요가 많지만,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투자와 같은 생산활동을 다룬 콘텐츠도 관심을 끌 것 같았다”고 했다. 김씨의 구독자는 개설 1년째인 지난 8월 10만 명을 달성했다.

투자 동기도 독특하다. “돈을 PB에 맡겼는데 수익률이 형편없어 직접 하기로 했다”는 것. 김씨의 기본 투자전략은 분산이다. 주식, 국채, 회사채, 금, 원자재 등에 일정 비율로 나눠 투자한다. 특정 자산이 아닌 전체 시장의 성장률을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다. 그는 이를 “자본주의에 베팅한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가 성장하지 않으면 투자처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투자 행위에 있어 모든 걸 의심해야 하지만, 기본 원칙은 믿어야 한다”고 했다.

세계경제는 10여 년 전부터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짙다. 심지어 ‘자본주의 본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3.7%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김씨는 자신의 믿음을 바꾸지 않았다. 그는 “오일쇼크 때도 석유가 바닥나고 경제가 폭망한다는 예측이 나돌았지만 모두 틀렸다”며 “효율적인 자본주의 시스템은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내 투자)을 하는 사람들이 돈을 가져가게 해 놓은 구조”라고 주장했다.

 

“섣부른 예측 말고 시장 전체 흐름 보라”

단 “개인 주식투자자들이 당장 한 달 뒤나 1년 뒤에 주식이 오를 것인가에 대해서만 고민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시장 전체의 흐름을 봐야 한다”며 “섣부른 예측은 좋아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다”고 했다. 외부 환경의 변화도 예측을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아무도 예견하지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증권가에 끼친 영향이 그 예다.

대신 김씨는 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곱씹어볼 것을 강조했다. 그는 “주식 유튜버 3명의 얘기보다 세계적인 투자가 3명의 얘기를 따져보는 게 맞을 가능성이 더 크다”며 “이건 권위에 호소하는 게 아니라 확률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 말대로 김씨는 워런 버핏, 레이 달리오 등 ‘투자의 귀재’들의 발언이나 보고서를 매번 분석하는 영상을 올린다. 정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 대상이다. 이 때문에 그를 주식 유튜버가 아닌 경제 유튜버로 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동학개미’가 늘어나고 있다. 10월14일 사람인이 조사해 발표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주식투자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김씨는 이런 현상을 긍정적으로 봤다. “투자를 해야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도 “단기 수익을 노리고 결과만 바라지 말라”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그럼 도박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수학적으로 지는 게임이잖아요. 절대 안 해요. 투자는 안 져요.”

ⓒ일러스트 신춘성
ⓒ일러스트 신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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