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대선 불복’ 트럼프의 소송전 전망이 어두운 이유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11.0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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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들 “심증일 뿐 물질적 증거 없어…시간만 늦추고 결과 바뀔 가능성 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 AP연합

지난 3일(현지 시각)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 열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부정을 주장하며 불복 소송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소송전에도 불구하고 대선 결과를 뒤바꿀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로이터통신 등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 소송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선거법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지루한 소송전이 승자 확정을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결과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 역시 우편투표 유권자의 사기 징후는 없다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중단을 요구하며 각 주에 제기한 소송은 속속 기각됐다.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조지아 주 채텀 카운티 1심 법원은 5일(현지 시각)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투표용지를 잘못 처리한 흔적이 없다면서 트럼프 캠프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미시간주 법원 역시 트럼프 캠프 측에서 제기한 개표 중단 청구를 기각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 태세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정계 거목인 밋 롬니 상원의원은 “모든 표를 집계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심장”이라며 “모든 표들은 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주의, 우리 헌법 그리고 미국인들에 믿음을 가지라”고도 했다.

이처럼 전망이 어두운 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부정을 끊임없이 주장하는 이유로는 퇴임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거래용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 탈루나 성폭력 의혹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나, 현직 대통령이란 이유로 영장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우선 개표 분쟁을 띄운 뒤 퇴임 이후를 보장받는 조건으로 양보하는 자세를 취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연방대법원까지 소송이 이어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 승산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 3명을 포함해 보수 6명, 진보 3명 등 보수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각) 백악관 긴급 성명 발표를 통해 “불법 선거로 승리를 도둑맞았다”며 “연방대법원의 결정을 지켜봐야한다”고 불복에 대한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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