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 “나는 《쇼미더머니》 애청하는 발라더”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1.28 15:00
  • 호수 162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캐 '성식영'으로 사랑받는 가수 성시경

성시경은 요즘 ‘성식영’이라는 SNS 닉네임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재미있으라고 지었다”는 이 닉네임은 의도하지 않게 성시경의 ‘부캐’가 됐다. 데뷔 19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SNS를 시작하고 대중과 ‘폭풍 소통’ 중인 그는 알려진 바와 같이 미식가이자 요리가다. 최근엔 제과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 화제가 됐다. SNS 프로필에는 ‘당분간 요리스타그램, 음주, 작업, 요리’라는 문구가 써 있다. 철저히 먹고 만드는 ‘먹스타그램’ 중심의 공간이라 정작 자신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팬들의 원망 섞인 목소리가 일자 최근 들어 간간이 자신의 사진을 올리는 정도다. 가뭄에 콩 나듯 올리는 일상 사진에 팬들이 열광 중이다.

한동안 방송 휴식기를 가졌던 성시경은 최근 누구보다 활발히 TV 활동 중이다. JTBC 《서울엔 우리 집이 없다》, tvN 《온앤오프》에 이어 최근엔 엠넷 음악 예능 《포커스 : Folk Us》에 출연 중이다.

ⓒMnet

《포커스》는 차세대 포크 스타를 선발하는 엠넷의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세련된 비트와 전자음, 화려한 퍼포먼스로 가득한 요즘 가요계에 통기타 하나와 목소리만으로 듣는 포크 음악의 매력을 전하고 있다. 성시경 외에도 박학기, 김윤아, 밴드 넬의 보컬리스트 김종완, 김필이 심사위원으로 활약 중이다. 심사위원 다섯 명이 상의하지 않고 각자 합격과 탈락을 결정하고, 그중 3명 이상의 선택을 받으면 통과하는 형식이다. 진행은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장성규가 맡았다.

《온앤오프》는 바쁜 일상의 본업(ON) 속에서도 ’사회적 나’와 거리 두기 시간(OFF)을 갖는 스타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담는 프로그램이다. 오는 12월5일 시즌1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에 새로운 시즌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성시경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온앤오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마녀사냥》을 만든 정효민 PD의 설득이 컸다. 효민 PD가 사람들이 저에 대해 오해하는 게 많고, 그걸 꾸밈 없이 보여줄 자신이 있다고 하더라. 억지로 뭔가 할 필요 없이 자연스러운 저를 보여주면 된다는 말에 솔깃했다”고 털어놨다.

올해 가수 데뷔 20주년을 맞은 소감에 대해선 “무덤덤하다. 20대 때부터 줄곧 말했지만, 기념일이 아닌 날이 저에겐 더 중요하다”며 “20주년 공연을 못 한다는 사실보다 코로나 때문에 모든 가수들이 공연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게 싫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상형과 연애관에 대해선 “앞으로 사람 만날 기회를 많이 늘려야 할 것 같다. 요즘엔 주변에 좋은 사람 소개해 달라고 떳떳하게 말하기도 한다”며 “최근 금주를 시작했는데, 데뷔 때만큼 살을 빼려 한다. 그러고 나서 한번 만나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포커스》의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통해 그를 만났다.

 

포크 스타를 선발하는 《포커스》에 출연 중이다. 포크 음악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데.

“안 어울리지만 나도 《쇼미더머니》를 본다. 사실 이 얘기를 하고 싶었다. 과거에는 음악 프로그램에서 노래 부를 때 자막을 넣을 필요가 없었다. 요즘에는 자막이 없으면 휴대폰이 없는 것처럼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내 나이대 시청자들이 《쇼미더머니》를 자막 없이 보면 재밌게 볼 수 있을까 싶다. 또한 젊은 친구들은 자막 없이 가사가 다 들릴까 싶다. 나는 자막을 보면서 굉장히 위트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가사 자막이 있는 상태에서 보면 큰 감동이 있다. 결국 메시지가 큰 감동의 포인트라는 말인데, 모든 음악이 메시지를 주지만 특히 포크 음악이야말로 메시지와 멜로디만 갖고 사랑받는 장르다.”

 

출연하게 된 계기는.

“음악 전문채널에서 좋은 곡들을 좋은 뮤지션이 아날로그하게 진심을 담아 불러준다면, 그리고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최근 트로트 장르가 사랑받으니 포크도 사랑받자는 말은 아니다. 옛날 포크를 다시 사랑하자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포크도 충분히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장르이고, 요즘처럼 힐링이 필요한 시대에 꼭 필요한 음악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를 한 경험이 많다. 비교하자면 어떤가.

“노래를 잘하는 것과 연주하면서 노래를 하는 것은 다르다. 그만큼 연주와 노래를 동시에 잘하는 건 어렵지만 매력 있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내 몸 하나가 아니라, 악기와 함께하면 두 배로 강해질 수 있다. 악기만 잘하는 사람이 노래를 얹으려면 악기가 묻힐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느낌의 오디션이다. 장르를 나누는 것은 좋아하지 않지만, 오디션 프로그램 사상 가장 낮은 음을 부르는 노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에 양념을 치지 않고 힘없이 불러도 감동이 올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차별화된 무대를 보여주겠다.”

 

첫 방송이 공교롭게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중계 시간과 겹쳤다(웃음).

“사실 한국시리즈가 아니라 월드시리즈라도 괜찮은 프로그램은 잘된다.”

 

참가자들의 면면은 어떤가.

“말도 안 되게 실력이 좋은, 생각만 해도 웃음이 지어지는 아티스트가 있다. 사실 그 무대에서 심사위원 다섯 명이 째려보고 있는데 감동을 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보이스 코리아》에서 우승한 손승연 같은 괴물 신인도 있다.”

 

심사위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박학기 선배님과 오랫동안 친한 사이이고, (김)필이는 너무 귀엽다. 다양한 의상을 소화할 수 있는 친구다. 넬의 (김)종완이는 멋진 뮤지션이고 심사평도 너무 멋지다. 어눌하게, 조곤조곤하게 할 말을 다 한다. 가장 무섭고 냉철해서 영화에 나오는 무서운 사람 같은 느낌도 든다(웃음). 개인적으로 김윤아 선배님에게 ‘누나’라고 해 보고 싶은데 혼날 것 같다.”

 

포크 음악을 하는 후배 가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있을 것 같다.

“사실 포크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노래할 만한 방송이 많이 없다. 그분들께 이 방송이 숨통이 열리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이 프로그램이 또 하나의 다양성을 위한 기회를 준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신나게 곡을 쓰고 음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이자면 《포커스》에는 《나는 가수다》 같은 편곡이 많지 않다. 감탄이나 닭살이 아니라 자신의 메시지를 주는 참가자가 많다. 심사를 하면서도 ‘저렇게 재미없이 부르는데 감동을 줄 수 있구나’ 놀란다.”

 

한편 성시경은 최근 SBS가 창사 30주년 기념으로 2년간 준비한 초대형 프로젝트 《전설의 무대 - 아카이브K》의 MC로 발탁됐다. 방송 사상 최초로 한국 대중음악사를 총망라해 무대와 영상, 토크로 기록하는 신개념 음악 예능이다. 내년 1월 방영 예정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