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초선 설문조사] 질문에 고개 돌리기 급급한 초선의원들
  • 구민주·박창민·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1.03.02 10:00
  • 호수 16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선 의원 56명 대상 전수 설문조사 실시했지만 응답률 50% 못 미쳐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지난해 말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지난해 말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얻은 102석 중 56석을 차지한 초선 의원들은 단연 당내 최대 집단으로 부상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당 특정 계파에 깊이 속한 적도, 선배 의원들에 대한 부채의식도 없었다. 한마디로 눈치 볼 게 없단 의미다. 21대 국회가 꾸려진 후, 이들이 주도해 고루하고 침체된 당 분위기를 쇄신해 나갈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당 중진은 물론, 지도부를 향해 가감 없이 쓴소리도 던질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 56명 전원을 대상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 대한 평가를 비롯해 당 현안과 관련한 입장을 물은 이번 시사저널 설문조사에서 응답률은 50%에 채 도달하지 못했다. 익명 보장을 거듭 약속하며 객관식 문항에 대한 답변만을 요청해도 대개 곤란한 기색을 내비쳤다. 약 2주에 걸쳐 응답을 요청했음에도 끝내 답변을 거부한 이들 중 대다수는 “민감한 내용이라 답변이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답변을 내지 않은 한 초선 의원 보좌관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현 수장인 김종인 비대위원장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 등이 담긴 설문 내용이 너무 어렵고 민감하다. 물론 익명으로 답하는 것도 가능하게 돼 있지만, 그조차 우리로선 불안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 보좌관은 “다른 초선 의원들은 많이 답변을 줬나. 의원들 사이에서 이 설문과 관련해 얘기가 좀 돌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 답변을 낸 21명 중 실명 공개를 허락한 의원은 단 2명이었다.

과거 국민의힘(전신 포함)에선 초선 의원들이 주축이 돼 당 개혁 어젠다를 주도하곤 했다. 대표적인 예가 한나라당 시절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다. 이들은 2004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파격적인 인적 쇄신을 주도하는 등 필요할 때마다 당을 위기에서 구했다. 그 과정에서 각기 정치적 몸집도 키웠다. 이후 초선 의원들의 기세가 약할 때마다 이들은 ‘좋은 예’로서 자주 소환돼 왔다. 

당의 구성상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힘 내 제2의 남·원·정 출현 가능성과 기대가 큰 상황이다. ‘민감한 질문이기에 답변할 수 없다’는 이들의 반응은 그래서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 [국민의힘 초선 설문조사] 연관기사

“당, 중도 확장성 강화해야” 압도적  

야권 개편, “국민의힘 중심” 13명 vs “반문 집결” 6명  

윤석열, 野후보 대선 출마…찬성 9명 vs 반대 7명  

질문에 고개 돌리기 급급한 초선의원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