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공직자로서 상식적이지 않은 뜬금없는 처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차기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의 등장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사퇴한 윤 전 총장을 언급하며 "대권 주자로서 훌륭한 베이스를 갖추고 있는 것 아닌가. 황교안 전 대표보다 정치 감각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는 당에 들어오라 마라 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조기 정계진출설에 대해 말을 아꼈다. 윤 전 총장이 차기 대선 국면에서 주역이 될 지 여부를 지켜보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해 "고향 친구"라며 각별함을 드러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중립 지대에서 '강연 정치' 등을 통한 준비 기간을 거친 뒤 정계로 진출할 것을 권했다. 시민들과 교류를 넓히며 유대 관계를 다지라는 의미다.
정 의원은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생각으로 검찰을 박차고 나왔는지 국민께 알려줘야 한다"며 "지금은 정치 결사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존 대권 주자들과 일부 당 중진 인사들은 윤 전 총장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한 중진 의원은 "여의도에 대한 이해 없이는 대통령이 되더라도 죽는다"며 "윤 전 총장이 당(국민의힘)에 들어오더라도 당장 내년 대선에는 출마 안 하는 것이 좋다"고 평가했다. 또한 윤 전 총장이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추진에 반발해 사퇴한 만큼, 그가 형사 사법 개혁을 실천할 공간부터 먼저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4월 보궐선거 이후 범야권의 정치질서 재편이 불가피해지면서 윤 전 총장을 향한 각 진영의 치열한 '러브콜'도 감지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내외에 걸쳐서 윤 전 총장을 위한 조언 그룹이 있고, 직간접적으로 의견이 전달될 것"이라며 윤 전 총장 영입을 기대했다. 반면 국민의당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그의 사퇴는 보궐선거에 호재"라며 '철석(안철수·윤석열) 연대'를 거론했다.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맞았다고 언급했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총장과 관련해 "보궐선거 후 국민의힘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접합점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윤 총장이 만나자고 하거나 조언을 구한다면 "만날 수 있다"는 의사를 표했다.
한편, 여권에서는 윤 전 총장을 향한 총공세를 펼치는 모양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윤 전 총장의 사퇴를 두고 "공직자로서 상식적이지 않은 뜬금없는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검찰 개혁에 반대하면서 기득권을 지키려는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정청래 의원은 "반기문(전 유엔 사무총장)을 타산지석 삼아 일정 기간 잠수 타고 나서 (대선 출마) 수순을 밟아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