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지율 30% 뚫었다…‘투표 독려’하며 정치행보 가시화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3.2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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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미터-오마이뉴스 조사…尹, 34.4%로 1위
이재명 21.4%, 이낙연 11.9%로 ‘동반 하락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한 뒤 검찰 청사를 떠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한 뒤 검찰 청사를 떠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여권 유력 후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윤 전 총장은 4·7 보궐선거를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라고 규정하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윤 전 총장이 야권을 측면지원하는 구체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정치 행보가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2∼26일 여야 대권주자 14명의 선호도를 조사해 2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4.4%가 윤 전 총장을 택했다. 이는 한달 전 같은 조사(15.5%)보다 18.9%포인트 뛴 것으로 두배 이상 급상승한 수치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리얼미터 조사에서 3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조사에서도 40%에 육박한 지지율을 보이는 등 여권 대선 주자들과 점차 격차를 벌리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선호도는 보수 텃밭과 충청 지역, 보수와 중도층을 중심으로 크게 올랐다. 대구·경북(20.3%→45.8%), 대전·세종·충청(12.2%→35.9%), 60대(23.2%→50.3%), 50대(15.5%→38.8%), 보수층(26.5%→52.5%), 중도층(17.3%→38.9%) 등에서 지지율이 2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특히 윤 전 총장 부친의 연고지인 충청권에서 3배 가량 폭등하며 '충청 대망론'에 한층 힘을 실었다.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2.2%포인트 내린 21.4%로 집계돼 3개월 만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11.9%로 3.6%포인트 내렸다.

이번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254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리얼미터가 3월29일 발표한 차기 대권 지지율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처음으로 30%대를 돌파하며 1위를 기록했다. ⓒ 리얼미터 제공
리얼미터가 3월29일 발표한 차기 대권 지지율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처음으로 30%대를 돌파하며 1위를 기록했다. ⓒ 리얼미터 제공

보궐선거 앞두고 열린 尹의 입…야권에 힘 싣나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측면지원이 예상됐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번 선거가 '정권 심판'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여권을 향한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7일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에 대해 "권력을 악용한 성범죄 때문에 대한민국 제1·제2 도시에서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됐다.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라며 "그런데도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의 2차 가해까지 계속되고 있다. (여권이) 잘못을 바로잡을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23일 페이스북에서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라는 글을 쓰는 등 여권에서 박 전 시장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가 나온 점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표현했던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이 합류했던 점도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어 "시민들께서는 그동안 이 모든 과정을 참고 지켜보셨다"며 "시민들의 투표가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투표하면 바뀐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정치라는 건 시민들이 정치인과 정치세력의 잘못에 대해 당당하게 책임을 묻고, 또 잘못했으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하는 시스템 아닌가"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윤 전 총장은 '야권 후보 선거운동을 직접 지원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특별한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면서 직접 지원 가능성에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는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101세 원로 철학자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나 정치 입문 등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2일엔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친분이 두터운 이종찬 전 국정원장과 만남을 가지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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