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네거티브’…與野 고발 카드에 다른 의도 있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04.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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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이후에도 법정공방 불가피…내년 지방선거 노리나

4‧7 보궐선거에서 여야 후보들을 둘러싼 의혹 공방이 고소·고발전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후보 및 이해당사자를 고소·고발하면서다. 이 때문에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지지부진한 법정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런데 여야가 고소·고발 카드를 꺼낸 데에는 다른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상대 후보를 코너로 밀어붙이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전략으로 읽히지만, 이면에는 보궐선거 이후를 준비하는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이다. 1년 2개월여 뒤 다시 치러지는 지방선거까지 지루한 진실게임을 이어가며 상대 진영에 흠집을 내기 위한 것이란 의미다. 

4월6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유세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 연합뉴스
4월6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유세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 연합뉴스

법정 공방으로 번진 여야 비방전…고소‧고발 10건 육박

비방전으로 점철된 이번 보궐선거는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고소‧고발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양측이 상대편을 고발한 건수는 10건에 육박한다. 시민단체 등 제3자 고발 건수까지 합하면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도쿄 아파트’ 논란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내곡동 처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고발전이 벌어졌다. 박 후보와 오 후보 측은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서로를 맞고소‧고발했으며, 이런 식으로 고발한 건수는 4건에 달한다. 여기에 진보 시민단체가 오 후보의 용산참사 관련 발언을 고발했고, 보수 시민단체는 박 후보 유세현장에서 미성년자가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두고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 상태다.

부산 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김영춘 민주당 후보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으로 박 후보를 고발했고, 이에 박 후보는 무고로 맞고발하겠다고 맞섰다. 박 후보 측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세 과정에서 박 후보 아내를 ‘복부인, 투기꾼’ 등으로 표현한 안민석 민주당 의원을 비방죄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연합뉴스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연합뉴스

‘당선무효’ 공개 거론에 협박까지…지루한 법적 공방 계속되나

정치권에서는 양측이 고소·고발을 쉽게 취하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가 사실상 대선 전초전의 성격을 보이는 데다 2022 지방선거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에 여야 모두 제기된 의혹들을 쉽게 덮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에 고발한 사안들이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로 이어진다면 수가 결과에 따라 시장직 박탈까지도 가능하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민주당은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의 ‘당선무효형’ 가능성까지 공개 거론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5일 “각 의혹에 대한 두 후보(오세훈, 박형준)의 해명이 거짓말로 드러나고 있다”며 “그 거짓말 덕분에 당선된다면 이는 사법당국이 당선 무효형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당 법률위원회 보고가 있었다. 향후 전개될 상황을 감안했을 때 서울·부산 시정에 또 다른 야당발 시정 공백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강대강으로 맞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여당의 ‘당선무효’ 주장에 대해 “선거에서 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선거 후 권력의 힘을 이용해 끝없이 해코지하겠다는 협박”이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는 여당은 당장 흑색선전을 멈춰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의 내곡동 측량 현장 방문 증언을 한 생태탕집 관계자를 향해서는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돕다가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기 바란다”며 엄포를 놓았다. 선거가 끝나도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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