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흡인성 폐렴 일으키는 구강건조증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4.22 07:30
  • 호수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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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혈압약ㆍ항암 치료ㆍ흡연ㆍ음주 등으로 증상 나타나

의학용어로 구강건조증이라고 하는 입 마름은 입이 마른다고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을 말한다. 구강건조증 유병률은 0.9~64.8%로 범위가 매우 넓다. 65세 이상 인구의 30% 정도가 구강건조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성인은 하루에 1~1.5L의 타액을 분비하는데, 타액 분비가 50% 이상 감소한 환자의 경우 구강건조증 증상이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로는 객관적인 타액 분비 저하가 관찰되지 않더라도 구강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입으로 숨을 쉬면서 입안 수분이 증발하면 타액 분비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주관적으로 구강의 건조함을 느낄 수 있다. 

침샘에서 생성되는 침은 전해질, 유기물, 물로 이루어져 있고 소화와 치아 위생에 도움을 주며 점막 표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침은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고 세균 증식을 억제해 충치도 예방한다. 또 침은 음식물을 씹고 삼키기 편하게 하며 소화효소가 들어 있어 소화를 돕는다. 그리고 음식 맛을 잘 느끼게 하고 탈수됐을 경우 목마름을 느끼게 한다.

구강건조증 환자들은 말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어려움을 호소한다. 충치나 세균 감염, 미각 변화, 구취, 구강 작열감 같은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노인의 경우 구강건조증 때문에 구강 위생이 나빠지고 연하장애로 흡인성 폐렴(기관지나 폐로 이물질이나 병원균이 들어가 생기는 폐렴)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무설탕 껌이나 사탕이 구강건조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시사저널 임준선
무설탕 껌이나 사탕이 구강건조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시사저널 임준선

무설탕 껌이나 사탕, 침 분비 자극에 도움

구강건조증 원인으로는 탈수, 낮은 위생 상태, 카페인 음료, 노화, 흡연, 음주, 머리나 목의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등이 있다. 또 항히스타민제, 항우울제, 진정제, 향정신성 약물, 항불안제 등 정신과 약물, 근이완제, 베타 차단제, 칼슘 채널 차단제, 이뇨제, 일부 혈압약이 구강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노년층은 약물 복용 개수와 양이 늘어나고 약물 대사가 저하되며 영양 불균형과 만성질환이 흔하기 때문에 구강건조증이 더 흔하다.

흔히 흡연과 음주는 입 마름 증상을 악화시킨다. 항암제 치료는 일시적으로 침 생산량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두경부 방사선 치료는 침샘에 손상을 주어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침 분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당뇨병, 뇌졸중, 치매, 그리고 셰그렌 증후군 등 일부 자가면역질환이 구강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고 코골이와 구강호흡도 구강건조증 원인이 될 수 있다.

구강건조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 병·의원을 찾아 구강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구강건조증을 유발하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그 약을 끊거나 다른 약으로 바꾸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카페인 음료 섭취를 제한하며 금연과 절주를 실천해야 한다. 

만약 구강건조증 원인을 제거할 수 없거나 생활습관을 교정했는데도 구강건조증이 지속된다면 무설탕 껌이나 사탕으로 침 분비를 자극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설탕이 들어 있는 껌이나 사탕은 충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대신 자일리톨이나 소르비톨 같은 무설탕 감미료가 들어간 껌이나 사탕을 사용해야 한다. 구강건조증이 심한 경우 침 분비를 자극하는 약을 먹거나 인공 타액을 입안에 수시로 뿌려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야간에 방에 가습기를 틀어 실내 습도를 높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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