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의식했나…G7외교장관 성명서 ‘CVIA’ 표현 등장
  • 서지민 디지털팀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5.0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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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ID’에서 ‘CVIA’로…‘폐기’냐, ‘포기’냐 차이
北, 강경한 대북정책 상징하는 ‘CVID’에 거부감 강해
5월4~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공동성명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CVIA’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CVIA’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포기’라는 의미다. 사진은 2021년 G7 외교장관회의 기념사진 ⓒ외교부
5월4~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공동성명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CVIA’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CVIA’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포기’라는 의미다. 사진은 2021년 G7 외교장관회의 기념사진 ⓒ외교부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공동성명에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기존의 ‘CVID’ 대신 ‘CVIA’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북한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낸 ‘CVID’에서 폐기를 의미하는 ‘D(Dismantlement)’ 대신 포기를 의미하는 ‘A(Abandonment)’를 사용한 것이다. G7 외교장관들이 북한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지난 4~5일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G7 외교장관회의 직후 홈페이지에 공개된 공동성명을 보면, 회의 참가국들은 북한의 인권문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우리는 북한이 도발적인 행도을 자제하고, 비핵화라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외교프로세스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라 모든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포기(CVIA,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Abandonment)’라는 목표를 유지한다”고 명시했다.

앞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G7 외교만찬 이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목표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CVID라는 목표를 견지하는 데 일치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공동성명에는 ‘CVID’가 아닌, ‘CVIA’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의미하는 단어는 보통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를 의미하는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로 쓰인다. ‘CVIA’는 지난 2006년 10월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에 처음 등장했다. 

‘CVID’와 ‘CVIA’의 차이는 ‘폐기(dismantlement)’와 ‘포기(abandonment)’의 쓰임에 있다. 두 단어는 크게 다르지 않는 개념이지만, 북한이 거부감을 느끼는 용어의 사용을 피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VID는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 때 처음 등장한 단어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상징해 북한이 강한 거부감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한편 G7 공동성명은 북한의 불법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는 북한 사이버 활동에 대응해 국제사회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일부 국가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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