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구애’ 작전까지 펼쳤는데…與 향한 20대 민심은 ‘싸늘’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05.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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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여행비 1000만원’ 이낙연 ‘전역 때 3000만원’ 정세균 ‘사회초년생에 1억’
청년 현금지원 공약 경쟁에도 文대통령·민주당 지지율엔 ‘빨간 불’
왼쪽부터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 시사저널
왼쪽부터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 시사저널

더불어민주당의 잠룡들이 청년층을 겨냥한 현금 지원 공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4·7 재보궐 선거를 기점으로 빠르게 이탈하고 있는 20대 민심을 붙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20대 표심을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을 향한 20대의 지지율이 연일 추락하고 있어서다. 여권의 청년층 구애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모두 청년층을 겨냥한 현금성 공약을 각각 제시했다. 이 지사는 정부 지원이 대학 진학자에 집중돼 있다며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청년에 대한 지원을 제안했고, 이 전 대표는 군 전역자에게 사회 출발자금 3000만원을 지원하자고 주장했다. 정 전 총리는 스무살이 되는 사회초년생에게 1억원을 지급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가운데 이 지사와 정 전 총리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과거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국면에서 이 지사와 선별지급 여부를 두고 대립각을 세운 전력이 있어서다. 보편지급을 주장해 온 이 지사를 향해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보였던 이들마저 현금성 지원 정책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여권의 처지가 위태롭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를 두고 야권에선 ‘포퓰리즘’이란 비판을 쏟아내며 견제구를 날렸다. 야권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여권 주자들의 현금성 지원 정책을 ‘악성 포퓰리즘’으로 칭하고는 “자기들끼리 퍼주기 경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권 행보를 가시화한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도 분별없는 선심성 복지에 나라 곳간이 텅 비어가는데 여권 후보들은 잔돈 몇 푼으로 청년들을 유혹하는 데 열심이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4월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대위-전국청년당 간담회'에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에게 듣는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 연합뉴스
지난 4월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대위-전국청년당 간담회'에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에게 듣는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연합뉴스

“절대 지지하지 않을 정당” 1위에 민주당…싸늘한 여론 어쩌나

여권은 야권의 이 같은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20대를 향한 구애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결과는 냉혹한 편이다. 최근 일주일 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동반 최저치를 기록하는가 하면(리얼미터, 5월3일 발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마의 30%선마저 깨졌다(한국갤럽, 4월30일 발표). 한국갤럽조사 기준 20대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21%로, 60대 이상(20%)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보다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정당 비호감도에서도 국민의힘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는 굴욕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4~5일 전국 성인남녀 1016명을 대상을 조사한 결과, ‘절대로 지지하고 싶지 않은 정당’을 묻는 질문에 39.7%가 민주당을 꼽았다. 2위는 국민의힘으로 31.5%였다. 지난달 13~15일 전국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 된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는 민주당의 비호감도가 60%에 달했다. 직전 조사인 2020년 6월 넷째주 조사(38%)보다 무려 2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한국갤럽의 정당 비호감도 조사를 연령별로 뜯어보면, 30대의 민주당 비호감도는 64%로, 50대(63%)보다 높았다. 20대의 비호감도는 47%로 전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긴 했으나, 이마저도 직전 조사(35%)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통상 정치권에서 비호감도 조사는 지지도 조사보다 더 중요한 민심 풍향계로 꼽힌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보다 “호감 가지 않는다”는 응답이 유권자의 더 단호한 의사 표현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비호감도에서 1위로 올라선 민주당으로선 정권 재창출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리얼미터-YTN, 2021년 4월26~30일 조사, 2021년 5월3일 발표, 전국 만 18세 이상 2523명 대상
- 리얼미터-오마이뉴스, 2021년 5월4~5일 조사, 2021년 5월6일 발표,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16명 대상
- 한국갤럽, 2021년 4월13~15일 조사, 2021년 4월16일 발표,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 대상
- 한국갤럽, 2020년 6월23~25일 조사, 2020년 6월26일 발표,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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