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에 “28층이라 안 들림, 개꿀” 말한 LH 직원, 해임되나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05.1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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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과정서 해당 발언 안했다고 허위 답변…LH 감사실, 인사관리처에 해임 요구
3월3일 오후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앞에 빨간 신호등이 켜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LH 직원들의 100억원대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 연합뉴스
지난 3월3일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앞에 빨간 신호등이 켜 있다. ⓒ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항의 시위가 진행됐을 당시 "28층이라 하나도 안 들림. 개꿀"이라며 조롱한 직원을 해임해야 한다는 LH 감사실 결정이 나왔다.

LH 감사실은 17일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에서 해당 발언을 한 입사 2년차 직원에 대해 해임 징계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LH 감사실은 현재 수도권주택공급특별본부 공공정비사업처 소속의 사원 A씨를 상대로 4월까지 내부 감사를 벌인 뒤, 인사관리처에 A씨에 대해 해임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LH 감사실은 처분요구서에서 "공사는 광명·시흥지구 토지 투기 의혹에 따른 언론 보도 이후 현재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사와 직원들에 대한 명예를 실추시키는 글에 대해 일벌백계로 다스릴 계획으로, 무분별한 익명 게시행위를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안내를 수차례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A씨는 불특정 다수가 모인 오픈채팅방에 '저희 본부엔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함, 근데 28층이라 하나도 안 들림, 개꿀'이라는 서울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자들에 대한 조롱성 글을 게시함으로써 공사의 사회적 평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문제 제기했다.

LH 감사실은 A씨에게 3월12일까지 자진신고 할 것을 권고했지만 A씨는 이를 묵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LH 측은 "공사는 이 사건을 조기에 수습할 기회를 상실했고, 특별본부 소속의 다른 직원이 '개꿀' 발언을 한 당사자로 오해를 받아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등 정신적 피해를 입었고 조직의 분란을 발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히 A씨는 내부 감사 과정에서 자신이 해당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허위 답변을 했으며, 스마트폰에서 해당 대화 내용을 지우고 카카오톡 앱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적발 후에도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자들을 조롱하거나 비난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고, 순전히 높이가 높아 안 들렸고 저층에 계신 사람들이 불편하겠다는 생각에 관련 글을 게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LH 직원 투기 사태가 불거진 뒤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 "꼬우면 (LH로) 이직하든가"라는 글을 써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누리꾼의 경우는 아직까지 신원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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