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견제’ 암초 만난 송영길號의 지지율 답보, 돌파구 있나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05.1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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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 드라이브에 쏟아지는 견제…검찰개혁·경선연기 험로 어쩌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더불어민주당 운전대를 잡은 송영길호(號)가 암초에 부딪혔다.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골자로 변화의 드라이브를 걸려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친문(친문재인) 진영이 태클을 걸면서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를 1년가량 남긴 시점에 당 주도권을 쥐려는 송 대표와 권력을 수성하려는 친문의 신경전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그사이 민주당의 지지율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이 같은 난관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까.

일단 송 대표는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친문과의 힘겨루기에서 한 발 물러난 모습이다. 18일 자신이 제안한 실수요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90% 완화 방안과 관련해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송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이나 대표 취임 후 부동산 특위 등을 통해 “LTV 90%를 실제로 꼭 가능하게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으나, 이날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송 대표가 LTV 90%와 관련해 ‘조정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긴 배경에는 친문의 노골적인 견제가 있었다. 송 대표의 부동산 정책 방향은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대출을 억제해 온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와 정반대라는 것이 그 이유다. 송 대표 면전에서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강병원 의원은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대표가 꾸린 부동산 특위와 관련해 “부동산 정책 실패의 원인 진단도 처방도 엉터리”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내 투톱인 윤호중 원내대표도 대출규제 완화 정책에 신중론을 견지하며 적극적으로 동참하진 않는 모습이다. 윤 원내대표는 “부동산 세제와 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대출규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세심하게 검토하겠다”면서 엇박자를 보였다. 규제 완화와 현 기조 유지 사이에서 당내 혼선이 가중되면서, 송영길호는 지난 2일 취임 이후 현재까지 부동산 대책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송영길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송영길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친문견제’ 도사린 송영길호의 앞날은…지지율도 ‘출렁’

부동산 대책뿐만 아니라 친문과 이견을 보이는 사안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검찰개혁이 대표적이다. 송 대표는 검찰개혁보다 민생개혁이 먼저라는 입장이지만, 친문 개혁파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는 이번 주 내로 지도부에 활동을 보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검찰개혁 속도 조절론의 향배가 갈릴 것으로 보이는데, 송 대표가 속도를 늦추겠다는 뜻을 보인다면 친문의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대선 경선 연기론을 두고서도 당내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친문 진영에서는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반면 당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에선 ‘절대불가’ 입장으로 맞서면서다. 당내 예비 후보들은 연일 경선 연기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며 송영길호를 압박하고 있지만, 송 대표는 현재까지 관련 공식 언급을 삼가고 있다. 각 후보자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인 만큼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송영길호와 친문 사이 갈등이 부각될수록 지지율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송 대표가 취임한 지난 5월 첫째주 이후 민주당 지지율은 소폭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시사저널이 5월 둘째 주에 발표된 여론조사 7개를 집계한 결과, 4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5월14일 발표) 조사에서 2%포인트, 리얼미터-오마이뉴스(5월12일) 1.9%포인트, 한길리서치-쿠키뉴스(5월11일 발표) 0.2%포인트, 리얼미터-YTN(5월17일 발표)에서 0.3%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송 대표는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당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며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인 상태다. 그러나 친문과의 갈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송 대표가 이 같은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한국갤럽, 2021년 5월11~13일 조사, 2021년 5월14일 발표,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 리얼미터-오마이뉴스, 2021년 5월11~12일 조사, 2021년 5월12일 발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 대상
- 한길리서치-쿠키뉴스, 2021년 5월8~11일 조사, 2021년 5월11일 발표, 전국 만 18세 이상 1010명 대상
- 리얼미터-YTN, 2021년 5월10~14일 조사, 2021년 5월17일 발표,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4명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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