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남 고교 78곳서 출제 오류 등으로 재시험 237건
  • 이경재 호남본부 기자 (sisa614@sisajournal.com)
  • 승인 2021.06.0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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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A고 9번 최다’…정답 없음·출제 오류 65% 차지
이혁제 도의원 “내신 불신 조장과 선의 피해자 발생 우려”

지난해 전남지역 일선 고등학교에서 문제 오류 등으로 재시험을 치른 횟수가 200건이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남도교육청 산하 전체 고교 중 절반이 넘는 학교에서 재시험을 치러 내신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전남도의회 이혁제 의원(더불어민주당, 목포4)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지역 고등학교에서 재시험이 치러진 사례는 모두 237건이다. 50개 공립고에서 146건, 28개 사립고에서 91건이 재시험이 치러졌다. 전남도교육청 산하 고교 144개교 가운데 무려 87곳에서 시험을 다시 봤다. 

지난해 전남도교육청 산하 전체 144개 고교 중 절반이 넘는 학교에서 재시험을 치러 내신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남도교육청
지난해 전남도교육청 산하 전체 144개 고교 중 절반이 넘는 학교에서 재시험을 치러 내신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남도교육청 전경 ⓒ전남교육청

재시험 사유별로 보면 정답 없음과 출제 오류가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5건 이상 재시험을 본 학교도 17곳에 달했으며, 심지어 순천 A고교는 지난해 9차례나 재시험을 봤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최근 1학기 중간고사 수학 과목 재시험을 보는 일이 벌어졌다. 정답이 없는 형태의 시험문제 출제 오류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학년 학생 전체가 문제의 문항만 다시 시험을 봐야 했다.

일각에선 단순한 출제 실수가 아닌 특정 반에 가르치지 않은 범위가 시험문제로 출제된 경우나 시험지 유출 등 수위 높은 사안까지 배제 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남도교육청은 교사연수 강화 등 매년 개선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미봉책에 그치며 재시험 관행이 되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학생부 전형의 수시 모집이 늘어나면서 내신 성적은 더욱 중요해졌고, 90%이상 수시로 진학하는 전남의 경우 내신관리는 더욱 중요하다”며 “하지만 재시험 과다 등 학사관리 부실이 결국 전남교육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정답 없음의 경우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며 “특정문제에서 시간을 허비해 다음 문제까지 망칠 수 있으므로 출제 후 크로스체크 등 철저한 평가관리”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위경종 전남교육청 교육국장은 “시험평가에 대한 교사연수를 강화했음에도 재시험이 발생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의회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앞으로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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