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사망’ 文대통령 격노에…불명예 퇴진하는 공군참모총장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sisa3@sisajournal.com)
  • 승인 2021.06.0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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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용 사의 표하며 ”고인에게 깊은 애도, 유족께 위로“
文 대통령, 사안 중대성 감안해 사의 즉각 수용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지난달 31일 경남 공군 교육사령부 대연병장에서 거행된 공군 제146기 학사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훈시하고 있다. ⓒ공군 제공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지난달 31일 경남 공군 교육사령부 대연병장에서 거행된 공군 제146기 학사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훈시하고 있다. ⓒ공군 제공

이성용 공군 참모총장이 결국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이 총장은 최근 성추행 피해로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 총장의 사의를 즉각 수용했다. 

이 총장은 4일 오후 문자메시지로 밝힌 입장문에서 “본인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2021년 6월4일부로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드린다“며 ”무엇보다도 고인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족분들께는 진심 어린 위로의 뜻을 전해드린다“고 언급했다. 또한 ”아픔과 상처가 조속히 치유되길 바라며, 공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같은 날 서욱 국방부 장관을 통해 청와대에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총장의 사의를 즉각 수용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하고 “사표 수리와 관련한 절차는 최대한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9월23일 제 38대 공군참모총장으로 취임한 이 총장은 8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이 총장의 재임 기간은 약 8개월(255일)로 ‘역대 최단명 총장’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앞서 충남 서산 20전투비행단 소속 여성 부사관 이아무개 중사는 지난 3월 초 선임인 장아무개 중사의 강압에 의해 회식에 참여했다가 귀가하던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상부에 신고했다. 유족들은 이 과정에서 공군이 사건을 무마하고자 피해자인 이 중사에게 조직적인 회유와 협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경기 성남 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근무지를 옮긴 이 중사는 지난 달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나의 몸이 더럽혀 졌다“는 등의 심경이 담긴 메모와 함께였다.

이에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지난 2일 가해자로 지목된 장 중사에게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공군 역시 3일 이 중사의 피해 신고를 덮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간부 2명을 보직해임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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