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손 내미는 美에…“中 레드라인 시험하나”
  • 서지민 디지털팀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6.0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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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속 美-대만 친밀감 과시
美상원의원, 전날 대만 직접 방문해 백신 지원 약속
7일 대만언론에 따르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전날 대만 공군 쑹산기지 지휘부 접견실에서 미국 상원의원 10명을 접견했다. ⓒAP=연합뉴스
6월7일 대만언론에 따르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가운데)은 전날 대만 공군 쑹산기지 지휘부 접견실에서 미국 상원의원 10명을 접견했다. 미·중갈등이 악화하는 가운데 최근 미국은 대만에 코로나19 백신 75만 회분 지원을 약속하고, 대표단을 파견하며 대만과의 친밀감을 과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중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대만과의 친밀감을 과시하며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 정부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정부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미·중 사이의 극한 대립이 예고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미국의 행위를 ‘심각한 도발’이라고 규정하며 부정적 여론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대만언론에 따르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전날 대만 공군 쑹산기지 지휘부 접견실에서 미국 상원의원 10명을 접견했다. 차이 총통은 회견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 75만 회분을 지원해 준 것과 중간 조율에 앞장서 준 상원의원들에 감사를 드러냈다. 또  “최근 몇 년 동안 대만과 미국 사이는 ‘진정한 친구, 진정한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미국과의 친밀감을 과시했다. 

미국은 최근 대만에 총 75만 회분의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대만은 중국이 백신 지원을 받으라는 압박에도 수용하지 않고, 미국의 백신 지원을 먼저 수용했다. 미국의 백신 지원 약속에 앞서서는 일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24만 회분도 지원받았다. 대만을 방문한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대만이 첫 번째 백신 접종 대상으로 포함된 것은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파트너십 관계를 중시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 상원의원들의 대만 방문에 정치적·군사적 의도가 깔려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 취임 이후 가장 심각한 도발이라고 강조했다. 뤼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날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상원의원들의 대만 방문은 백신 제공으로 위장한 계획적이고 위험한 도발”이라며 “중국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정 중국사회과학원 미국학연구소 선임 연구원도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과의 외교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의 ‘레드라인’을 계속 시험하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공식적으로 백신을 지원한 것을 두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력화시키려는 전술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하나의 중국’은 자치국가로서의 대만을 인정하지 않고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하나라는 원칙이다. 최근 중국은 대만, 홍콩, 신장 문제 등을 넘어서는 안 되는 ‘레드라인’으로 규정하며, 이 문제를 건드리는 미국에 내정간섭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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