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확산’ 인도, 실제 사망자는 훨씬 많은 듯
  • 서지민 디지털팀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6.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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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 “벵갈루루 지역, 공식 발표보다 사망자 5.8배 많아”
5월13일 인도 벵갈루루 지역 화장장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들의 화장이 이뤄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5월13일 인도 벵갈루루 지역 화장장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들의 화장이 이뤄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대확산을 겪은 인도의 코로나 공식 확진자·사망자 집계의 오류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지 언론이 주민등록시스템을 통해 사망자를 확인한 결과, 일부 지역의 사망자가 공식 통계보다 5.8배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21일 인도 일간지 ‘더힌두’는 벵갈루루가 주도인 남부 카르나타카주의 주민등록시스템을 확인해 2020년 4월부터 2021년 5월 사망자를 확인한 결과 ‘초과 사망’(excess deaths) 사례가 16만7788건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정부가 공식 발표한 같은 기간 코로나19 사망자 수 2만9090명보다 5.8배나 많은 숫자다.

초과 사망이란, 질병유행 및 공해 등의 ‘특이 변수’로 인해 평균치보다 늘어난 사망을 의미한다. 현지 언론이 분석한 기간 중 카르나타카주에서의 특이 변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이에 사실상 초과 사망의 대부분이 코로나19 사망자라고 유추할 수 있는 셈이다.

또 더힌두는 코로나19가 2차 유행했던 올해 1~5월의 카르나타카주의 공식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만7000명이지만, 초과 사망자 수는 8만562명이라고 밝혔다. 초과 사망의 대부분이 코로나19 사망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당수가 정부의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부 비하르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NDTV도 주민등록시스템을 조사해 올해 1~5월 비하르주의 사망자 수가 약 22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만2500명이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식 통계는 이 기간 코로나19 사망자를 7717명으로 집계했다.

NDTV는 “7만5000건에 가까운 사망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같은 기간 코로나19 공식 사망자 수보다 10배가량 많다. 정부가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빠뜨렸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비하르주는 최근에도 부실 집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9일 일일 신규 사망자 수를 비하르주 단독으로 3971명을 등록하면서다. 전날 비하르주의 신규 사망자 수가 34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하루 사이에 사망자 수가 갑자기 100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비하르주는 민영병원, 자택 등에서 숨진 이들이 누락됐다가 한 번에 집계에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집계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NDTV는 뉴델리, 마디아프라데시주, 안드라프라데시주, 타밀나두주 등 5개의 주에서도 48만 건의 부실 집계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고도 보도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인도의 실제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가 공식 통계보다 몇 배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한 대형 화장장에서 하루 동안 처리한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의 수가 해당 지역 당국이 발표한 신규 사망자 수보다 많은 경우도 있었다. 

최근 코로나19 대확산 사태를 겪었던 인도는 최근 다소 안정기에 들어섰다. 지난달 초 하루 신규 확진자는 41만 명을 넘어섰지만, 이날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5만3256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또 지난달 4000명을 오갔던 신규 사망자 수도 이날 기준 1422명으로 감소했다. 이날 기준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는 3000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38만813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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