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들의 무덤 경남 의령, 무슨 일이 벌어졌나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1.06.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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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완 의령군수 여기자 성추행 의혹…경찰 수사 착수

고을에서 배출된 인물들이 걸출해서 명승지 못지않게 유명한 경남 의령이 이제 ‘민선 군수의 무덤’이 됐다. 군수 선거 때마다 비리 고리를 끊겠다며 목청을 높인 의령에서 오태완 군수가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방역수칙 위반 논란도 사고 있다. 

최근 의령의 한 여성 기자 A씨는 오 군수가 자신을 강제 추행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오 군수가 지난 17일 군청 출입 기자들과 가진 저녁 자리에서 자신에게 성희롱과 성추행을 했다는 내용이다.

오태완 의령군수가 공약 44개 단위 과제의 실행을 위해 토요애 유통을 방문해 실태 점검을 하고 있다. Ⓒ의령군
토요애 유통을 방문해 실태를 점검하고 있는 오태완 의령군수(사진 맨 오른쪽) Ⓒ의령군

고소인 A씨는 당시 의령 한 식당에서 “술을 먹지 못하는 관계로 술을 먹으니 얼굴이 붉어집니다”라고 하자 오 군수가 “저는 얼굴뿐만 아니라 밑에도 붉어집니다”고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10~20분 후 오 군수가 자신의 손목을 잡아끌며 “나 화장실에 가는데 같이 가자, 밑에도 붉은지 보여줄게”라고 하자 “왜 그러냐”며 뿌리쳤다고 했다. A씨는 당시 오 군수의 행동과 발언 등으로 인해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다.

오 군수는 A씨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오 군수는 자신도 술을 잘 마시지 못해 온몸이 붉어진다는 말이었고, 손목을 잡은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남경찰청은 고소인 A씨와 당시 자리에 함께한 동석자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방역수칙 위반도 논란이다. 이날 술자리는 오 군수와 기자 6명 등 8명으로 시작됐지만, 공무원 2명이 합석하면서 10명이 됐다. 사적 모임이 허용되는 8명을 초과한 것이다. 의령군은 나중에 온 2명은 식당에서 대기하고 있던 공무원으로 합석이 아니라 잠시 자리를 오고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 군수는 지난 4·7 의령군수 재선거에서 후보자 공보물 경력 사항 중 괄호 안에 병기된 ‘1급상당’ ‘2급상당’, ‘2급’ 등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경상남도선관위가 결정한 인사다. 

민선 6기 이선두 군수는 2017년 3월 지역민 모임에 참석해 지인을 통해 음식값을 내는 등 3차례에 걸쳐 불법으로 기부한 혐의로 군수직을 상실했다. 그는 1·2심 모두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는데, 대법원이 이 사건 상고심에서 무변론 상고기각 판결했다.

이보다 앞서 민선 5기 오영호 군수는 조직폭력배를 시켜 기자를 협박하게 한 혐의로 지난해 구속됐다. 오 전 군수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직후인 지난 2014년 7월 초 한 일간지 기자가 ‘금품 살포 의혹 제기되어’ 등 자신에게 부정적인 기사를 연이어 게재하자 그해 11월 조직폭력배에게 ‘니가 애들 시켜서 손을 좀 보던지 해라’고 시켜 기사를 쓰지 못하도록 협박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오 전 군수는 또 지난 2015년 3월 의령군 농수산물 유통업체 ‘토요애’의 수박 운송권을 해당 조폭에게 준 직권남용 혐의와 함께 자신의 재산 상태를 숨길 목적으로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타인의 계좌를 이용해 24차례 금융거래한 혐의, 산지 9336㎡를 무단 형질변경한 혐의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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