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통보에 반발하는 유족들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07.0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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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세월호 기억하는 식수 설치는 가능”…4·16연대 “세월호 지우기 시작됐다”
세월호 참사 7주기인 지난 4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기억공간을 찾은 한 시민이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7주기인 지난 4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기억공간을 찾은 한 시민이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광장에 위치한 '세월호 기억공간'을 철수하겠다고 통보하자 유족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9일 4월16일약속국민연대(4·16연대)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5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에 세월호 기억공간을 26일부터 철거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21일부터 25일까지 기억공간에 있는 사진과 물품 등을 정리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세월호 유족 측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연대, 4·16재단을 주축으로 '세월호 기억공간 TF'를 구성해, 지난해 7월부터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를 위한 단계별 공사 진행 계획으로 세월호 기억공간을 옮기는 방안을 서울시 측과 논의해왔다.

'세월호 기억공간 TF'는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 기억 공간을 옮길 수는 있지만, 공사 완료 후에 광화문 광장에 다시 설치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서울시는 기억공간이 공사 이후 존치될 수 없으며, 공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우선 철거할 것을 내세워 합의가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서울시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식수 혹은 표지석 설치에 대해선 협의해보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4·16연대는 "공사 기간에는 임시 이전할 수 있고 완공 후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취지에 맞게 위치를 협의할 수 있다"며 "서울시는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은 전혀 검토하지 않았고 서울시장의 면담 또한 추진하지 않은 것에 유감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가족들은 표지석이나 식수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은 시민들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서울시의 일방적인 철거 통보는 세월호 지우기라 판단된다"고 반발했다.

해당 논란과 관련해 누리꾼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4·16연대의 주장에 대해 "기억공간은 세월호 참사의 상징으로써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에서 계속 보존해야 한다"며 동의하는 의견도 올라온 반면 "서울시민 전체가 원한다고 일반화시키지 말라", "안산이나 팽목항 등 연관 지역에 설치해도 괜찮지않나"며 반대하는 반응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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