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동창생 “서울대 세미나서 조민 본 기억 없어”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07.2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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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10년 넘어 세 장면만 기억”…변호인 “증인 기억, 검찰자료 보고 추론한 것”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입시비리 공판에 출석한 조씨의 고교시절 친구가 '서울대 학술대회'에서 조씨를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이에 조씨 측은 "증인의 기억은 검찰이 제시한 자료를 보고 추론해낸 것"이라며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 김상연 장용범 부장판사)는 23일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에 대해 속행 공판을 열고 박아무개 씨를 증인으로 소환했다. 2009년 당시 대원외고 학생이었던 박씨는 해당 학술대회에 참석했으며, 박씨의 아버지가 조 전 장관과 서울대 법학과 동창이어서 두 집안 간에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세미나 당일 조민 씨를 본 사실이 없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그는 "세미나 동영상 속의 여학생이 조씨와 닮았지만 조씨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씨는 2020년 정 교수의 1심 재판 당시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동영상 속 여학생이 조씨와 닮긴 했지만 조씨는 아니다"고 증언했다.

이어진 반대 신문에서 조씨의 변호인 측은 박씨의 기억이 2009년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렀기에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증언이) 처음부터 기억하고 있었던 사실, 수사 과정에서 자료를 보며 새로이 기억해낸 사실, 추측한 사실들이 혼재돼있는 거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은 박씨에게 "세미나장에서 조씨를 본 기억이 없다는 것은 (있었다면) 친하니 알은 체했을 텐데 안 했으므로 없던 것 아니냐는 논리적 추론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박씨는 "10년도 더 된 일이라 세 가지 정도 장면 외에 크게 기억나는 점이 없다"며 이 같은 주장에 대체로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 전 장관 부부는 직접 발언권을 얻어 박씨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조씨와 박씨가 고교 재학할 당시 "가족끼리 종종 식사하던 중 자신이 인권동아리 활동을 권유한 것이 기억나느냐"고 물었고, 박씨는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다"고 답했다.

정 교수는 조씨가 세미나 저녁 자리에 참석하는 바람에 박씨가 홀로 자신을 찾아와 함께 식사했고, 집에도 들어와 조 전 장관 서재에서 책 몇 권을 빌려간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씨는 "(정 교수와) 저녁을 먹은 경우는 몇 번 있었지만, 그게 세미나 당일인지는 명확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 교수는 조씨가 세미나에 참석하는 등 관련 인턴 활동을 실제로 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1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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