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청해부대에 신속항원검사 장비 ‘실수로’ 안줬다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sisa3@sisajournal.com)
  • 승인 2021.07.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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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별능력 떨어지는 신속항체검사 장비만 싣고 출항
문무대왕함 사진 ⓒ연합뉴스
문무대왕함 사진 ⓒ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부대 내 집단감염이 일어난 청해부대 34진 군의관 등 의료진이 해군에서 확보해둔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장비를 실수로 적재하지 못한 채 출항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해군은 23일 발표한 공지에서 “작년 말 국방부에서 시달한 ‘신속항원검사 활용지침’ 문서를 수령한 후 사용지침을 예하 함정에 시달했다”며 “문무대왕함에도 보급 지시는 됐으나 격리부대 및 실무부대 간 확인 미흡으로 적재하지 못한 채 출항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격리부대는 ‘청해부대’를, 실무부대는 ‘해군 의무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대해 한 해군 관계자는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미리 사놓고도 의무실 등 실무부대 간 실수로 청해부대가 이를 가져가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군 측 설명을 종합해보면 신속항원검사 장비를 챙겨 출항하라는 사전 지침이 청해부대에도 내려왔고, 해군이 이를 구비해 뒀으나 확인 미흡 등의 실수로 적재하지 못한 채 그대로 출항했다는 것이다. 청해부대는 감별 능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신속항체검사 장비 800개를 함정에 실은 채 출항에 나섰다.

청해부대에서는 지난 10일 함정 내부에서 유증상자들이 발생하자 신속항체검사 장비를 활용해 간이검사를 실시했으나 전원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군의관은 음성 판정 결과와 엑스레이 촬영 등에 근거해 장병들의 증상을 단순 감기로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해군은 감별능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제대로 챙겨갔더라면 확진자를 좀 더 빨리 식별해 낼 수 있었을 거란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한편 23일 현재까지 확인된 청해부대원 확진자 수는 301명 중 271명으로 전체 부대원의 9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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