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아파트 증여 ‘폭증’…“보유세 피하자”
  • 서지민 디지털팀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7.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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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서울 전체 아파트 증여 1700건 육박…절반 넘게 송파·강남
7월30일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송파구 아파트 증여 건수가 629건으로 전달(82건)에 비해 급증했다. 사진은 2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연합뉴스
7월30일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송파구 아파트 증여 건수가 629건으로 전달(82건)에 비해 급증했다. 사진은 2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증여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주택자들이 지난 6월 시행된 보유세 강화 방안에 따라 세부담을 피해 자녀들에게 증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거래 현황’(신고일자 기준)에 따르면 지난달 송파구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629건으로 나타났다. 전달 신고된 82건보다 7.7배 급증한 수치다. 지난달 증여 건수는 2013년 1월 부동산원이 조사를 시작한 이후 작년 11월(679건)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최근 송파구의 증여 건수가 두드러진다. 작년 2~6월에는 10~82건을 오르내리다가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작년 7~10월에 374~411건, 11월에는 679건으로 최고치를 썼다. 이후 작년 12월 77건에 이어 올해 1월 50건, 2~5월 21~99건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지난 6월 다시 629건으로 급증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 정책은 지난 6월 시행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종합부동산세 중과와 양도소득세가 크게 늘어나는 6월1일 이전 증여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언젠가 고가주택을 증여하거나 상속해야 하는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올해 세 부담을 피하는 건 늦었고, 결국엔 증여하는 것이 종부세를 아끼는 길이라는 인식이 퍼진 듯”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울의 집값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오르다보니, 더 오르기 전에 증여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동구와 강남구의 증여 건수도 대폭 늘었다. 강동의 경우 지난달 증여 건수가 332건으로 전달(172건)에 비해 1.9배 많아졌다. 지난달 기준 서울에서 두 번째로 증여 건수가 많았던 지역이다. 강남은 지난달 289건의 증여가 이뤄져 전달(171건)보다 1.7배 늘어났다. 이어 노원구(60건), 동대문구(36건), 영등포구(35건) 등이 뒤이었다. 

이에 지난달 서울 전역에서 신고된 아파트 증여는 총 1698건이었다. 전달(1261건)보다 1.3배 증가했다. 송파구가 서울 전체 증여의 37%를 차지했고, 송파구와 강남구 2개 구를 더하면 55%에 달했다. 전국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8040건으로 전달(7347건)과 비교해 9..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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