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앞두고 갈라진 與…“연기해야” vs “예정대로”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08.0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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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의원 74명 “한·미연합군사훈련 조건부 연기” 성명
민주당 지도부는 “중단 어려워…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미연합훈련을 놓고 여야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5일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캠프 케이시에서 미군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미연합훈련을 놓고 여야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5일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캠프 케이시에서 미군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달 중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이하 한·미훈련) 연기 여부를 두고 여권이 둘로 갈라졌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한·미훈련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과 예정대로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열린민주당·기본소득당·무소속 의원 74명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훈련의 연기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한·미 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상에 나올 것을 조건으로 8월에 실시할 예정인 한·미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여 결단해 줄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7월27일 남북은 1년 4개월 만에 통신선을 전격 복원하고 대화채널을 재가동시켰다.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다시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며 “한·미훈련의 연기를 북한의 상응 조치를 끌어내는 협상카드로 사용해 모처럼 찾아온 대화의 기회를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협상으로까지 발전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은 “코로나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데 무리하게 연합훈련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한·미훈련의 조건부 연기는 비핵화 협상의 신호탄을 다시 쏘아 올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면서 “현 국면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 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는 한·미훈련을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서 “북·미간 협상 테이블이 만들어지고 남북 간 협상이 완전히 재개되는 경우라면 여러 가지 고려할 요소가 있겠지만, 통신선 막 회복한 거 가지고는 지금 시간도 촉박하지 않겠나. 그런 상황에서 어렵다고 본다”며 연기론을 일축했다.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원내부대표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연기나 취소를 주장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점이다. 올림픽을 따지면 예선 경기 시작된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라며 “한참 훈련 진행되는 중에 정치권에서 연기하라는 건 적절치 않다. 훈련이 정치적 협상의 도구로 쓰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일 “남조선 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연습을 벌려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에 대해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한·미훈련 중단을 압박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한·미훈련 중단 여부를) 신중하게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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