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못지않게 눈에 띄는 김어준의 은메달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1.08.18 12:00
  • 호수 1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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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 손석희 JTBC 사장과 역대 최소 격차 기록한 2위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편향성 논란은 여전

금메달보다 눈에 띄는 은메달이 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얘기다. 김 총수는 시사저널의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에서 지목률 22.0%로 2위를 차지했다. 31.2%의 손석희 JTBC 총괄사장과 9.2%포인트 차이가 난다. 두 사람의 지목률 격차가 10%포인트 안쪽으로 줄어든 건 올해가 처음이다.

2017년만 해도 격차는 81.5%포인트로 손 사장의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었다. 당시 그는 JTBC 앵커로 간판 뉴스 프로그램 《뉴스룸》을 진두지휘했다. 같은 시기 김 총수는 TBS라디오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했다. 이후 두 사람의 격차는 좁혀지기 시작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2018년 전체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틀어 청취율 1위를 달성했다. 이 기록은 올해 들어 4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그사이 손 사장은 지난해 1월 앵커직에서 물러나면서 TV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는 김 총수가 상대적으로 부상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시사저널 이종현

《김어준의 뉴스공장》 청취율 1위, 중립성·신뢰성은 꼴찌

다만 김 총수가 은메달을 따는 과정이 공정했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지난해 6월 라디오 매체 이용 행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중립’ 항목에서 54점을 받았다. 최하점이다. 그 외에 ‘유익’ ‘신뢰’ ‘시의성’ ‘흥미’ 등 다른 항목에서도 모두 꼴찌로 나타났다. 이에 TBS 측은 “실제 청취 행태를 반영하지 못한 왜곡된 자료”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김 총수는 이후에도 편향성과 관련해 논란을 일으켰다. TBS는 지난해 11월 유튜브 구독자 100만 명 달성을 명분으로 한 캠페인 “일(1)합시다”를 진행했다. 이에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찬송가 《일하러 가세》를 틀며 힘을 실었다. 이를 두고 “4·7 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투표를 부추기는 사전 선거운동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보궐선거 직전에는 야당 측 오세훈·박형준 후보에 관한 의혹을 꺼내든 익명의 제보자 5명의 주장을 잇따라 내보냈다. 그러면서 반론은 싣지 않았다.

수치상 김 총수가 손 사장에 육박하는 영향력을 가진 건 사실이다. 다만 그 영향력이 긍정적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는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이정훈 신한대 교수는 “(방송의) 인터뷰에서 목격자의 증언을 어느 정도까지 정당화할 수 있을지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어떻게 선정됐나

시사저널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전문가 설문조사는 1989년 창간호부터 올해까지 32년째 이어지고 있다. 단일 주제로는 국내 언론 사상 최장기 기획이다. 이 조사는 우리나라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문화예술인·종교인 등 10개 분야에서 각 1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매년 국내 최고의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다.

올해 조사는 6월18일부터 7월16일까지 진행됐으며, 조사방법은 리스트를 이용한 전화 여론조사로 이뤄졌다. 조사 대상 전문가 1000명은 남성이 703명, 여성이 297명이다. 연령별로는 30대 207명, 40대 305명, 50대 370명, 60대 이상 118명이 설문에 참가했다. 전문가 조사 특성상 40~50대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많다. 문항별 최대 3명까지 중복응답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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