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6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1.08.1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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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항서 봉환식 거행… 文대통령 내외 직접 나와 맞이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이 광복절 제76주년인 8월15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이 광복절 제76주년인 8월15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일제강점기 봉오동 전투 승리를 이끌었던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제76주년 광복절에 고국 땅으로 돌아왔다. 이날의 귀환은 홍 장군이 세상을 떠난 지 78년 만에, 광복 76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대한무장독립사의 큰 영웅인 홍 장군은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1943년 10월 현재의 카자흐스탄 땅에서 75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홍 장군 유해는 이날 밤 늦게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의장대 호위 속 수송기에서 내렸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직접 나와 홍 장군의 유해를 맞이했다. 분향과 묵념을 통해 홍 장군의 넋을 기리는 순서가 진행됐다. 이후 홍 장군 유해는 운구차량에 실렸다.

봉환식 동안에 군악대 성악병은 ‘올드 랭 사인’을 독창했다. 이 노래는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에 가사가 붙은 곡으로 1896년 11월 독립문 정초식에서 배재학당 학생들이 합장하기 시작하면서 독립운동가들 사이에 국가처럼 불리던 노래다. 

홍 장군 유해는 대전현충원으로 봉송돼 안치될 계획이다. 대전현충원 현충권에 유해 임시안치소가 마련되고, 국민 누구나 선착순으로 현장 추모가 가능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광복 76주년을 맞은 오늘, 마침내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에 도착한다”며 “홍범도 장군은 역사적인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대한 독립군 사령관이었으며, 뒷날 카자흐스탄 고려인 동포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장군의 유해를 봉환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물심양면으로 협력해주신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고려인 동포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총을 잘 쐈던 홍 장군은 국내에서도 의병으로 활약했고 1910년 경 간도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독립군으로 활동했다. 1920년 6월 봉오동 일대에서 무장 독립운동 단체들과 함께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봉오동 전투는 대규모 독립군 연합부대의 첫 승전으로 이른바 ‘독립전쟁의 제1회전’으로 불리기도 한다. 홍 장군은 그로부터 4개월 뒤엔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 대첩에 함께 참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홍 장군의 말년은 그렇게 편하지 못했다. 연해주에 거주했던 홍 장군은 1930년대 소련(현 러시아)의 한인들에 대한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정책에 따라 현재의 카자흐스탄으로 이주됐고, 그곳에서 고려인 극장의 수위로 일하기도 했다. 결국 끝까지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1943년 노환으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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