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부침 있었던 몇 년을 보내고 이 작품 만나 행복”
  • 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10.20 11:00
  • 호수 167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너를 닮은 사람》으로 안방극장 복귀

톱스타 고현정이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KBS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2: 죄와 벌》(2019) 이후 2년 만이다. 10월13일부터 방송되는 JTBC 《너를 닮은 사람》은 아내와 엄마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여자와 그 여자와의 짧은 만남으로 제 인생의 조연이 돼버린 또 다른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정소현 작가의 동명 소설 《너를 닮은 사람》을 원작으로 하며, 고현정 외에도 신현빈, 김재영, 최원영 등이 출연한다.

드라마 《비밀》 《눈길》 《그냥 사랑하는 사이》 등을 선보인 유보라 작가가 집필한다. 연출은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라이프》 《알 수도 있는 사람》 등을 연출한 임현욱 감독이 맡았다. 임 감독은 “《너를 닮은 사람》은 처음에는 인연인 줄 알았던 두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서 악연이 되고 여기서 파생되는 주변인들의 이야기”라며 “우리 드라마는 반전이 많기 때문에 본방송으로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또 고현정의 캐스팅에 대해 “정희주라는 캐릭터를 작가님과 만드는 과정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복합적인 감정 내면의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 캐릭터를 누가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고현정 선배님이 언급됐고, 그 생각을 하며 대본 작업을 했다. 제안했을 때만 해도 선배님이 여러 작품을 보고 계신 걸 알고 있어서 조마조마 기다렸는데 연락을 빨리 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고현정 선배와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꼭 연출하고 싶은 훌륭한 대본에 너무나 훌륭한 배우들이 같이 작업해 주셔서 내가 생각한 것보다 300% 이상의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극 중 고현정은 가난한 젊은 시절을 보냈지만 행복하고 여유로운 가정을 꾸린 뒤 화가이자 에세이 작가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정희주’ 역을 맡았다.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누리면서도 흘러간 시간에 대한 허망함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투톱 주인공인 신현빈은 가난마저 빛나는 장식품으로 보이게 만들던 아름다운 청춘이었지만 정희주와의 만남에서 큰 상처를 받고 시간이 갈수록 곪아가는 자신을 발견하는 ‘구원해’ 역을 연기한다. 컴백에 앞서 고현정은 51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물 오른 동안 미모로도 화제를 모았다. 극강의 비주얼로 컴백한 고현정은 현재 명품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온라인 제작보고회를 통해 고현정을 만났다.

ⓒJTBC 제공

2년 만의 컴백인데, 소감이 궁금하다.

“복귀해서 너무 행복하다. 진부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이 작품을 운명적으로 만났다. (제안 온 작품이) 몇 개 있었는데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을 때라 ‘나중에 봐야지’ 했는데 이상하게 이 작품은 눈에 들어와서 읽어봤다. 그리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회 대본을 열어보고, 두 개 신을 본 것만으로도 ‘무조건 해야겠다’ 싶었다. 지금이 아니면 평생 못 할 것 같았다.”

어떤 캐릭터인가.

“화가 겸 에세이 작가 정희주 역할을 맡았다.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부유한 남편을 만나 남부러울 것 없이 살지만 ‘어떤 누구’를 만나게 되면서 많은 변화와 갈등을 겪게 된다. 정희주는 불완전한 인물이고 좋은 기회가 찾아왔을 때 이걸 기회로 생각해서 잘살아 보려고 했고, 그럴 수 있는 환경도 돼 있다. 시청자들이 도입부를 보면 ‘뭐가 부족해서?’라고 할 수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정희주라는 인물은 ‘나는 뭐지? 외롭다’ 식의 쓸데없는 생각을 많은 하는 사람 같았다.”

연기하는 데 중점을 둔 부분은 뭔가.

“정희주라는 인물이 조금은 무모한 면도 있다. 그래서 이 인물을 어떻게 표현해야지 하는 전략이나 계획, 분석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냥 인물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았다. 배우가 캐릭터를 연기할 때 그 사람이 돼야 한다.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그냥 받아들였다.”

시청자들이 캐릭터의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봤으면 좋겠나.

“정희주라는 인물에게 그림이 왜 원동력이 되는지가 관전 포인트일 것 같다. 정희주가 그리는 그림은 가족에 관한 그림이 대부분이고, 아주 적은 양의 작업으로 자기 마음을 그리기도 한다. 정희주라는 인물이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가 굉장히 중요한 이유다. 정희주는 뛰어난 작가이고 싶은 사람이다. 가족에 관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정희주라는 인물에게 왜 원동력이 되는 것인지 신경 써서 봐주면 보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외적으로 신경 쓴 부분도 있나.

“작품을 할 때마다 늘 그렇다.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얻어지는 나름의 캐릭터상이 생긴다. 그리고 그 부분에 관해 스태프들과 의견을 나눈다. 이 작품은 감독님 디렉션이 굉장히 세세해서 의상 색상까지 정해 주셨다. 철저하게 감독님의 디렉션을 따랐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로 주목받은 신현빈과 호흡을 맞춘다.

“평소 신현빈 배우가 가진 독특한 분위기가 좋았다. 인상도 좋고 언제 같이 일해볼 수 있을까 했다. 함께 연기해 보니 기본기가 아주 좋은 배우였고, 쓰러져 가는 상황에서도 그 많은 대사량을 단 한 줄도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해내는 배우였다. 신현빈의 팬이 됐다.”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신현빈이 촬영장에서 재밌는 촉매 역할을 해준다. 어떤 것도 유머러스하고 긍정적으로 이야기해 준다. 좋은 배우를 만났다. 드라마가 두 여자의 이야기인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정말 상대 배우를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배나 나이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끔 보이지 않는 배려도 많았다. 중간중간에 저를 많이 챙겨줬다. 감사한 부분이 아주 많다.”

 

신현빈 역시 고현정과의 작업이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는 “선배님이 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어울린다. 좋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얘기도 하고 밥도 먹고 하는 시간들이 있었다. 관계가 가까워지다 보니까 찍을 때 즐겁게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슬기로운 의사생활2》 촬영을 병행하다 보니 지쳐 있을 때도 있는데 고현정 선배님이 잘 이해해 주시고 챙겨주셔서 저에게 힘이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고현정과 부부로 호흡을 맞추는 최원영은 “감히 제가 고현정 선배님과 호흡을 맞춰 이런 부부 역할을 잘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만나서 조금씩 얘기를 나누니 편안하고 유쾌하셔서 한결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했다.

 

부부를 연기한 최원영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이분이랑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게 해주셨다. 젠틀맨 같은 느낌이다(웃음).”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는 뭔가.

“시청자 입장에서 몰입이 돼서 보는 드라마가 어쩌면 조금 힘드실 수 있다. 《너를 닮은 사람》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 보면 내 이야기일 수 있다. 인간의 본성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쭉 이어서 보시면 좋겠다. 사람이 어디까지 도망갈 수 있고, 또 어디까지 잡을 수 있는지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시청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제가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이 있었고 부침이 있었던 몇 해를 보내고 이 작품을 올해 만나게 됐다. 2022년은 어떤 해가 될 것 같냐고 물으신다면, 2021년 같았으면 좋겠다. 저는 이 작품을 하면서 행복했다. 이 행복한 제 마음이 여러분께도 전해졌으면 좋겠다.”

《너를 닮은 사람》 관전 포인트 3

▲고현정X신현빈, 인생 캐릭터 경신 예고

오랜만에 안방 1열로 귀환하는 명불허전 최고의 배우 고현정, 그리고 뛰어난 작품 선택 안목으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신현빈은 JTBC 《너를 닮은 사람》을 통해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한다.

두 사람의 이전 작품들이 남긴 흔적을 모두 지워버릴 정희주와 구해원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비밀스러우면서도 공감 가는 인물들이다. 한때 함께였지만, 둘의 짧은 만남은 커다란 파문을 몰고 온다. 평온하던 일상에 위기를 맞는 정희주, 그리고 과거의 일 때문에 망가져 버린 구해원의 대립은 한 꺼풀씩 그 내막이 밝혀질 때마다 시청자들에게 전율을 선사할 예정이다.

 

▲예술적인 볼거리와 영상미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화가, 조각가 등 예술가들이다. 주인공 정희주는 늦은 나이에 미술을 접했지만, '행복을 그리는 화가' 겸 에세이 작가로 명성을 떨치는 인물이다. 또 다른 주인공 구해원 역시 미술이라는 전공을 통해 빛나는 미래를 꿈꿨고, 과거와는 다른 삶을 사는 지금도 미술 교사라는 직업으로 살아간다.

남자 주인공 서우재도 천재 조각가로 평가받던 아버지의 뒤를 이은 조각가로서, 미술과 떼놓을 수 없는 인생이다. 등장인물들의 작품으로 등장하는 소품들은 드라마를 위해 제작된 것도 있지만, 국내 유명 현대예술가들의 허락하에 실제 작품들 또한 곳곳에 배치됐다. 이러한 작품들은 드라마의 퀄리티를 한층 높여줄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예술적인 볼거리,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영상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매혹적인 미스터리와 멜로, 강력한 반전

《너를 닮은 사람》에는 시청자들이 열광할 모든 요소가 갖춰졌다. 주연부터 조연, 아역에 이르기까지 '믿고 보는 배우'들의 카리스마로 충실히 채워진 것은 기본이다. 극 전체를 꿰뚫는 매혹적인 미스터리와 첨예한 갈등, 가슴 떨리는 멜로, 충격적인 반전, 공감 가득한 명대사들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이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흔한 복수극도, 많이 본 듯한 사랑 이야기도 아닌 《너를 닮은 사람》만의 촘촘한 서사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당신의 삶'으로 귀결되며, 모두에게 울림을 선사하는 새로운 장르가 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