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스캠’ 뭐길래…신종 SNS 사기로 17억원 가로챈 일당 검거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1.11.0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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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외교관·의사 사칭해 친분 쌓은 뒤 통관비 요구
피해자 대부분이 중장년층
9일 로맨스 스캠 수법으로 17억원을 편취한 일당 1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픽사베이
9일 로맨스 스캠 수법으로 17억원을 편취한 일당 1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픽사베이

SNS에서 거짓 신분으로 친분을 쌓은 뒤 돈을 받아 가로챈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9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SNS에서 해외 파병·군인·외교관 등을 사칭해 친분을 쌓은 뒤 10여억원을 받아 가로챈 국제 사기조직 일당 14명을 검거하고 이 중 1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 2월부터 지난 10월까지 국내에서 인출 총책, 인출책, 대포통장 관리책 등으로 역할을 나누어 활동해왔다. 이들이 이용한 사기 수법인 로맨스 스캠은 연애를 의미하는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의미하는 ‘스캠’의 합성어로, SNS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해 신뢰를 형성한 후, 한국으로 재산을 보내는 데 필요한 항공료나 통관비, 보관비 등의 명목으로 거액 송금을 요구하는 금융사기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한국으로 재산을 보내려는데 통관비 등이 필요하다”며 송금을 요구해 한 번에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편취했다. 피해자는 총 24명으로 대부분이 중장년층이었으며, 피해액은 16억7000만원에 달했다. 피해자 일부는 앞서 송금한 돈을 되돌려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추가 입금을 했다.

일당은 해외에 머무는 총책의 지시로 피해자들이 송금한 돈을 다시 해외로 보내거나 생활비와 명품 구입비 등으로 소비해왔다. 특히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돈을 인출할 때는 모자와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옷을 자주 갈아입었으며, 외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이용했고, 인출책이 검거되면 새로운 인출책을 포섭해 범행을 이어가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를 추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 있는 총책의 인적 사항을 특정하고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 현지 사법당국과 협조해 신병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유사한 외국인 범죄에 대한 연중 상시단속을 통해 해외 범죄조직의 국내 유입과 국내 체류 외국인들의 범죄 조직화를 차단할 방침이다.

로맨스 스캠과 같은 범죄는 누구나 표적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SNS에 개인정보나 사생활이 너무 자세히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SNS를 통해 알게 된 지인이나, 장래를 약속한 사람이라도 금전을 요구하면 반드시 경찰에 신고하거나 다른 지인들을 통해 범죄 관련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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