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사람들’이 미전실 부활 꿈꾸는 이유
  • 박창민 기자 (pcm@sisajournal.com)
  • 승인 2021.11.15 10:00
  • 호수 1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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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전실 출신 직원들의 해체 이후 근황 살펴보니…

삼성그룹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컨트롤타워가 어떤 형태로 구성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미전실 출신들이 미전실 부활을 꿈꾸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미전실 부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때 ‘삼성의 심장’으로 불린 미전실은 삼성그룹에서 최고의 요직으로 꼽혔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핵심 참모조직으로 삼성그룹의 큰 그림을 그리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건 등에 연루되면서 이재용 부회장은 미전실 해체를 선언했다. 이때 미전실에 몸담았던 250여 명의 직원도 각 계열사로 뿔뿔이 흩어졌다.

미전실 출신들이 계열사로 원대 복귀한 지 4년이 됐지만, 좀처럼 미전실 시절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초일류 기업인 삼성의 최고 부서에서 일했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미전실 직원들은 대부분 각 계열사에서 차출된 인력으로 삼성그룹 내에서도 엘리트 중 엘리트들이다. 삼성맨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근무하고 싶은 꿈의 부서로 꼽혀왔다.

미전실 직원들은 최고의 인력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대우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미전실 직원들은 다른 부서 직원들보다 최소 1.5~2배가량 높은 연봉(성과금 포함)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전실 직원들은 다른 계열사 임직원들과 연봉 테이블 자체가 달랐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달에 법인카드로 쓸 수 있는 돈도 300만원에 달했다. 이 외에 미전실 직원들에겐 해외유학 등을 비롯해 각종 특전이 주어졌다.

ⓒ연합뉴스

미전실 출신들, 원대복귀 이후 처우·위상 하락

미전실이 해체된 후 계열사로 돌아간 미전실 출신들은 하루아침에 달라진 위상과 처우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우선 미전실에서 근무했을 때보다 전체적인 급여가 3분의 1가량 줄어들었다. 일부 미전실 직원은 원대 복귀한 뒤 업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특히 미전실이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터라 한동안 미전실 출신들은 사내에서 공모자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미전실 출신 대다수는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는 미전실 부활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미전실에서 근무했던 상무급 인사 총 27명 가운데 지난 2년 동안 23명이 전무 직함을 달았다. 일부 미전실 출신 계열사 임원과 직원들은 업무 특수성 때문에 암암리에 과거 미전실에서 했던 일을 그대로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미전실 부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의 한 관계자는 “현재 컨트롤타워인 사업지원TF단이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미전실 부활은 너무 앞서 나간 시나리오 같다”고 선을 그었다. 미전실 부활이 이 부회장에게 전혀 득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국정농단 사태라는 원죄가 있는 미전실이 부활할 경우 또다시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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