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단체, 전두환 사망에 “역겨운 삶…죽음으로 진실 못 묻어”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1.11.23 14: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18 단체 “전두환 국가장? 일고의 가치 없다” 일축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오전 광주 서구 5 ·18기념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가 사과 없이 사망한 전 전 대통령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오전 광주 서구 5 ·18기념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가 사과 없이 사망한 전 전 대통령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지병으로 사망한 가운데 5·18 관련 단체들이 “죽음으로 진실을 묻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전 전 대통령의 지난 행적을 낱낱이 비판했다. 국가장 시행 등과 관련해선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잘라 말했다. 

5·18기념재단과 5월 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등 3개 단체는 23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개최된 긴급 기자회견에서 “전씨는 군내 사조직 하나회를 결성해 군사반란을 일으켰고 5·18을 유혈진압한 뒤 1980년부터 88년 초까지 대통령 자리를 차지했다”며 “계속되는 거짓말과 왜곡으로 국민과 사법부를 속인 전씨는 반성과 사죄는커녕 회고록에서 5월 영령들을 왜곡하고 폄훼하면서 역겨운 삶을 살았다”고 직격했다.

또한 이들 단체는 “전씨는 5·18과 무관하다며 구차한 변명과 책임회피로 일관해왔다”면서 “(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재판이) 대한민국 헌정사를 유린하고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전씨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는 역사적 심판이 되기를 기대해왔지만 그의 죽음으로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허탈해 했다.

전 전 대통령을 형사고발한 바 있는 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전씨는 총칼로 광주시민을 짓밟고 정권을 찬탈한데 대해 진정한 뉘우침과 사죄를 하지 않고 세상을 떠나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며 “3년이 넘도록 계속된 법정 다툼의 결심 판결을 앞두고 떠나 허망하다”고 발언했다.

오월단체들은 기자회견 후 전 전 대통령의 국가장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앞서 노태우씨의 국가장 결정에 대해 다수의 국민들은 반대하고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며 “전두환 국가장은 터무니 없다.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전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 문제와 관련해서도 “현행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전씨가 내란죄로 처벌 받았기 때문에 안장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앞서 전 전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했던 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으며, 오는 29일 항소심 결심공판을 앞둔 상황이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