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치킨 논쟁’…황교익과 양계협회 갈등 확대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11.2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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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협회 측에서 인신공격성 협박만 쏟아내…사실 기반한 의견 달라”
협회장 “맛과 닭중량 문제는 논점 달라…일대일 토론으로 끝장 보자”
2019년 4월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작 VIP 시사회에 참석한 황교익 씨 ⓒ연합뉴스
2019년 4월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작 VIP 시사회에 참석한 황교익 씨 ⓒ연합뉴스

음식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와 국내 양계협회 간 갈등이 계속 커지고 있다. '국내산 닭은 맛없고 비싸다'고 주장한 황씨는 협회의 수위 높은 비판 성명에 대해 "북의 대남방송인줄 알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협회도 "소비자 입장 왜곡과 업계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더 높은 수위로 비판할 것"이라고 맞대응에 나섰다.

황씨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여러 글을 올리고 "대한양계협회의 성명을 봤다"면서 "북한의 대남 비방 성명인 줄 알겠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사실 관계에 대한 설명은 없고, 저에 대한 인신공격과 협박의 말만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씨는 "그렇게 한다고 해서 한국의 육계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작다는 사실이 숨겨지지 않는다"며 "또 그 작은 닭이 맛없고 비경제적이라는 과학적 사실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 서민에게 치킨은 하루 일을 끝내고 먹는 만찬이다. 서민을 위해 세계인이 먹는 수준의 크고 싼 치킨을 달라는 것이 이처럼 비난을 받을 일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저와 똑같이 한국의 작은 닭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농촌진흥청과 국립축산과학원에 대해서도 비난의 성명을 내어 보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황씨는 다른 글을 통해 "농촌진흥청의 '육계경영관리' 자료에 따르면 작은 닭은 30일령 1.5kg, 대형 육계는 40일령 2.8kg다. 큰 닭이 맛있고 경제적임을 설명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인에게는 40여 일령 3kg 내외의 육계가 주어진 적도, 치킨으로 시장에 나온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시장에 나온 적도 없는 치킨에 비교해 1.5kg 치킨을 소비자가 선택했다고 말하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는다"며 "3kg 육계를 내놓기나 하고 그런 말을 하기 바란다. 대한양계협회는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이 내용에 대해 의견을 내놓기 바란다"고 작심 비판했다.

음식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양계업계 비판글 ⓒ페이스북 캡처본
음식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양계업계 비판글 ⓒ페이스북 캡처본

이에 대해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은 2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한국은 과거 정부의 정책 실패 사례 등을 봐도 아직 대형닭 수요가 많지 않으며, 황씨가 지적하는 맛의 문제는 닭의 중량 문제와 논점이 아예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황씨의 발언은 업계가 소비자를 상대로 사기를 쳤다는 말과 같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어 그는 협회 측 성명의 수위가 높다는 황씨의 주장에 대해 "소비자들의 입장을 왜곡하는 것은 물론, 업계의 생존권과도 결부돼 있어 절대 높은 수위라고 할 수 없다. 내일 중으로 발표할 추가 성명에선 더 높은 수위로 비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황씨에게 1대1 토론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사단법인 대한양계협회는 22일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의 치킨 폄훼 내용과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황씨에게 경고를 전했다. 협회는 성명을 통해 "일이 잘 안 풀리면 애꿎은데 화풀이한다지만 이건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그냥 넘길 수가 없다"며 "부자는 치킨을 안 먹는다? 음식에 계급이 있다? 어떤 근거로 헛소리를 하는지 이유나 알고 싶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야말로 지극히 개인적인 썩어빠진 사상으로 양극화를 부추기고 그 비유를 덧대어 치킨 소비에다 갖다 붙이는 정신세계는 어디서 온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작은 닭이 맛이 없다고 비아냥 거리는데 (그 크기가) 소비자가 원하는 크기라는 것은 왜 그 잘난 입으로 말하지 않는 건지 변명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또 "황교익 당신은 당신이 한 헛소리에 대한 대가를 예측이나 하는 듯 이후 일어날 일들에 대해 구구절절이 변명하고 있지만 이미 없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며 "자신이 뭐라도 되는 양 망각하고 더 이상 망언을 이어간다면 그 결과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닭고기 관련 종사자들과 단순 무지의 개인적 견해를 사실인 양 퍼뜨려 혼선을 빚게 한 소비자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라"며 "경고에도 불구하고 행위가 지속될 경우 우리 닭고기 산업 종사자는 실현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처절하게 복수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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