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과 갈등? 보고받은 것 없는데 이견 있겠나”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1.12.0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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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위원장이 선대위 총괄…난 홍보 역할만 맡을 것”
“나에 대한 모욕적 발언한 인사, 尹이 조치해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과 연락을 끊고 돌연 ‘잠행’을 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김병준 위원장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공간을 가지시는 게 옳겠다고 생각해서 나는 지방에서 일을 살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을 둘러싼 '패싱' 논란과 관련해선 “보고받은 것 없는데 이견 있겠느냐”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2일 오후 제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잠행이 아닌 계획대로 행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가 언론 앞에 선 것은 잠행 이후 3일만이다. 이 대표는 지난 11월30일 휴대폰을 끄고 돌연 서울을 떠났다. 이후 부산과 여수, 제주 등을 돌며 지역 현안을 청취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선거대책위원회와 연락을 끊었다. 이에 이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보이콧’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활동폭을 넓혀주기 위해 본인이 뒤로 물러선 것이라고 밝혔다. 당무를 거부한 게 아니란 얘기다.

이 대표는 “선대위원장단 명단이 발표된 후 우리 당 선대위 원톱은 김병준 위원장이었다.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확보하기 위해선 내가 홍보에 국한된 역할을 하고 나머지 총괄 지휘체계는 그 분(김 위원장)이 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저는 선대위 운영에 대해선 제 영역 외 다른 큰 관심사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줄곧 윤 후보와의 갈등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패싱 논란’에 대해선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윤 후보가 당대표인 자신과 당무에 대해 논의한 사실 자체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당무 거부냐는 이야기를 하는데, 후보가 선출된 후 저는 당무를 한 적이 없다”면서 “왜냐하면 후보의 의중에 따라 사무총장 등이 교체된 이후 내 기억에는 딱 한 건 외에 보고를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내게 당무에 대해 어떤 의사를 물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잘라말했다.

이어 “(윤 후보 측이 보고한) 딱 한 건이 내 기억에는 (조직부총장·전략기획부총장인) 김석기·성일종 의원을 교체해 달라는 요청을 사무총장이 내게 한 것”이라며 “그 외에는 당무에 대해 어떤 보고도, 실질적인 협의도 거치지 않았다. 때문에 당무 공백이 발생했다는 인식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당무는 공백없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윤 후보에게 바라는 요구 사항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윤 후보에게) 어떤 것을 요구한 적도 없다. 윤 후보가 어떤 걸 상의한 적도 없기 때문에 저희 간의 이견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내가 구체적인 무엇인가를 요구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내겐 심각한 모욕적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 측근들에 대한 불만은 숨기지 않았다. 공개석상에서 자신을 비난한 측근들을 윤 후보가 인사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핵심관계자의 말로 언급되는, 여러 가지 나에 대한 모욕적 발언들이 지금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가 누군지 후보는 알 것이다. 아신다면 인사 조치가 있어야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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