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청년 영입 인재였던 노재승 전 공동선대위원장의 과거 극우 성향 발언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는 사이,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층 확장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노 위원장의 발언으로 야권에 등을 돌린 중도를 보듬는 동시에, 노 위원장의 사퇴로 공백이 생긴 2030과 보수에까지 손을 내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10일부터 대구경북 지역 순회 일정에 나선다. 경북 안동이 고향이기도 한 이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일정을 통해 보수의 표심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 측은 “통상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일정을 3박4일로 늘려 진행한다”라며 “험지로 통하는 TK에서 ‘쓴소리’를 들으며 민생을 챙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수 텃밭으로 통하는 TK는 민주당으로선 힘든 지역이지만 한편으로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또다른 보수 텃밭인 PK에서 윤 후보와 비등한 수준으로 기록된 조사가 나오면서다. 9일 발표된 NBS 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합동 조사, 6~8일 전국 성인 1004명 대상)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 기준 이 후보 지지율은 35%로 나타나, 37%를 기록한 윤석열 후보 지지율과 불과 2%포인트 차이였다. 전주 대비 이 후보는 12%포인트 크게 올랐고, 윤 후보는 5%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이 후보는 전날 ‘FM코리아(펨코)’라는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방문을 인증하기도 했다. 비교적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2030 남성 표심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쓴소리 단소리 뭐든 좋다”며 “뭐든 남겨만 주시고 불러만 달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은 ‘비추천’ 8000개 이상을 받고 부정적 댓글도 4000여 개 달린 뒤 현재는 삭제됐다. 이외에도 이 후보는 ‘디씨인사이드’ 등 여러 커뮤니티를 방문해 직접 글을 남기는 등 젊은층과의 접촉점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 후보 측이 보수와 2030 남성에 손을 내미는 이유는 지지층 확장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데 힘이 실린다. 국민의힘이 연이은 인사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만큼, 외연 확장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딸의 KT 특혜채용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의원을 직능총괄본부장으로 임명했다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함익병 원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정했다가 “여자는 4분의3 권리만 행사해야 한다”는 등의 문제 발언이 알려지면서 7시간 만에 지명을 철회하기도 했다. 여기에 노 위원장까지 5‧18 비하, 가난 비하 등 극우 성향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자진 사퇴하자 국민의힘은 ‘인사 참사’ 비판에 휩싸인 상태다.
이에 이 후보 측은 중도에도 ‘러브콜’을 보내며 전방위적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바른미래당 출신 김관영‧채이배 전 의원을 영입했다. 두 사람은 합리적 중도 개혁 노선을 표방하는 정책통으로 꼽히는 인물들로, 민주당의 중원을 확장시켜 줄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입당식에서 “개혁과 진보 진영은 한 몸으로 단결해야 한다”며 “천군만마를 얻었다. 대통합의 첫 관문이 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