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호주 순방’ 두고…野 “성과 없이” vs 靑 “외교결례”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12.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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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일 “해외 순방이 김정숙 버킷리스트냐…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자중해야”
탁현민 “상대국 호의를 비난 소재로 활용하는 사악함…호주 총리도 논평 볼텐데”
3박4일간 호주 국빈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5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3박4일간 호주 국빈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5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호주 순방과 관련해 야당과 청와대 측이 대립각을 세웠다. 국민의힘이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며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가 아니냐는 조롱이 나온다”고 비꼬자 청와대 측은 “야당의 외교결례가 걱정”이라며 맞대응에 나섰다.

앞서 장영일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16일 ‘6개월 동안 한‧호주 정상회담 4번, 관광 비판 나오는 이유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같이 비판했다.

장 부대변인은 “사적모임과 영업시간 제한을 골자로 하는 강화된 방역 조치가 발표됐다. 확진자 및 위중증 환자 폭증으로 의료 시스템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 조치가 불가피했다. 그러나 늦어도 너무 늦었다”며 “청와대는 엄중한 시기에 우물쭈물할 일은 없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 귀국까지 기다린 정황이 뚜렷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비판이 일자 문 대통령은 광물과 희토류 공급망 협력, 방산 협력을 위해 호주를 방문했다고 했다. 청와대도 코로나가 엄중하다고 해서 중요한 외교 문제를 등한시할 수 없다고 했다”며 “이는 말이 안 되는 변명이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6월12일(G20 참석), 9월24일(유엔총회 참석), 10월31일 3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것을 거론하며 “코로나 사태로 국민들은 해외여행은 물론 일상생활 전반을 제한 받던 때에도, 문 대통령은 4개월 동안 세 번이나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때 나온 발표문을 보면 이번에 발표한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자주포 수출은 이미 실무적으로 계약 체결이 확정됐던 것으로 대통령 호주 방문 성과와는 큰 관계가 없다”며 “근데 무슨 급한 일이 있다고 지구 반대편까지 날라 가 모리슨 총리를 또 만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이번 호주 방문을 마치고 시드니의 명소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올려 국민들을 분노케 했는데,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지난 6월 유럽 순방 때도 국제기구가 많아서 오스트리아에 갔다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국제기구 방문은 한군데도 없었고 관광 논란만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때마다 대통령의 옆에는 항상 김정숙 여사가 있었다. 김 여사의 버킷리스트가 아니냐는 조롱이 나오는 이유”라며 “절규하는 의료 인력의 다급한 얼굴 위로 관광지를 배경으로 한 문 대통령 내외의 환한 웃음이 오버랩 된다”라고 비꼬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 김병민 대변인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 김병민 대변인 ⓒ연합뉴스

김병민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비슷한 논평을 통해 “현 코로나 확산 위기의 순간에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곁에 있지 않았다”며 “코로나 위기국면에서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은 이미 수차례 제기됐지만,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호주 순방의 시급성에 대해 납득할 만한 명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호주 해외순방에 나선 문 대통령은 시드니의 명소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셀카 찍는 사진을 SNS에 올렸는데, 국민 고통을 외면한 채 관광 명소에서 사진 찍는 모습은 국가 지도자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공감능력마저 의심하게 만들었다”라며 “순방의 순수성에 대한 의구심이 더 짙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 부부에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과 해외 순방 중 무엇이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인지에 대해 분명히 묻는다. 대통령의 24시간은 공공재라 문 대통령 스스로가 말하지 않았던가. 국민의 공공재가 국가 위기를 위해 쓰여야 할지, 해외 관광명소 앞의 셀카 촬영에 쓰여야 할지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3박 4일간의 호주 순방 일정을 마치면서 페이스북에 스콧 모리슨 총리 내외와 시드니의 명소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사진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3박 4일간의 호주 순방 일정을 마치면서 페이스북에 스콧 모리슨 총리 내외와 시드니의 명소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사진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본

한편 이러한 비판에 대해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야당의 외교결례가 참 걱정”이라고 반박했다.

탁 비서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상대국 정상의 호의와 친근함의 표현을 대통령 비난의 소재로 활용하는 사악함”이라며 “국익에는 큰 손해를 끼치는 일이다. 호주 총리와 호주 국민들도 이러한 논평과 기사들을 볼텐데, 친교행사에서 자국 총리의 권유로 찍은 한장의 사진을 두고 온갖 말들을 갖다 붙이는 우리나라 야당의 논평이 어떻게 이해될 것인지 한번 생각이라는 걸 했으면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호주 순방은 다시 엄중해진 코로나 상황으로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여러 번에 걸쳐 초청국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고, K9자주포 수출, 핵심광물공급망 확보 등 우리 측 이해에 필요한 부분들이 적지 않아 그 어느 때 보다 방역관리를 철저히 하며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행원들은 매 끼니 도시락을 먹고, 개별 이동을 금지하고, 아예 업무 외에는 호텔 밖으로도 나오지 못하게 관리했다”며 “뭐라고 비난을 하든 대통령의 일이란, 매 순간 한 가지를 두고 한 가지의 방법을 고민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 쯤은 알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이번 순방 마지막 날, 호주는 2년 만에 대한민국 국민의 호주 입국을 허용했다”며 “지금까지 입국이 허용된 나라는 뉴질랜드, 싱가폴, 대한민국, 일본이다”라고 이번 순방의 성과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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