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조세회피처에 SPC 설립 의혹’ 경찰 수사 착수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12.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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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은행 계좌 만들기 위해 버진아일랜드에 차명 회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지난달 초 이 부회장의 재산국외도피 및 조세포탈 혐의 등 고발사건을 서울지방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로 이송했다. 조세포탈 세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에 포함된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조세포탈 여부와 구체적인 액수가 드러난 바 없어 경찰에 사건을 이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7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앞서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지난 10월7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판도라 페이퍼스’ 파일 분석 결과, 이 부회장이 2008년 스위스 은행인 유비에스(UBS)에 계좌를 개통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세회피처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 ‘배처리 파이낸스 코퍼레이션’ 설립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판도라 페이퍼스’는 ICIJ가 세계 조세회피처 14곳의 금융기관 관련 이메일, 계약서 등을 분석한 문건이다.

이 보도를 근거로 청년정의당은 지난 10월15일 이 부회장을 조세포탈과 재산 국외 도피, 범죄수익 은닉 및 가장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 이번 수사가 시작됐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이 부회장이 가짜 외국인 이사를 내세워 자신의 존재를 감추려고 했지만 실소유주를 증명하는 서류에는 ‘이재용’ 이름 세 글자가 나왔다”며 “본인이 페이퍼컴퍼니 설립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증거가 밝혀진 셈”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이어 “이 부회장이 부친의 차명 관리 비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기 위한 목적으로 계좌를 개설하려 하고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며 “강제 수사를 통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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