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전선서 1명 ‘월북’했는데…‘3시간’ 몰랐던 軍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2.01.0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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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신원미상 1명 MDL 넘어 월북 확인”…생사 확인 안 되며 신변 안전도 장담 못 해
軍, GOP 넘은 지 3시간 만에 CCTV 확인 후 작전 돌입…초등대응 부실 비판 제기
지난 1일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1명이 동부전선 육군 22사단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TV
지난 1일 누군가가 동부전선 육군 22사단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TV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밤 누군가가 동부전선 육군 22사단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군은 3시간 동안 월북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일 합동참모본부(합참) 관계자는 "1일 신원미상 1명이 오후 10시40분경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군은 1일 오후 9시20분경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미상인원 1명을 장비로 포착한 후 작전병력을 투입했지만 신병확보에 실패했다. 합참은 월북자의 성별 등 신원을 현시점에서 특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합참은 월북자가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만큼, 국민 보호 차원에서 서해지구 통신선을 통해 대북 통지문을 이날 오전 발송했다. 합참은 북한 측의 회신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군은 월북자가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은 지 약 3시간 만인 오후 9시20분경에야 월북 정황을 최초 식별한 뒤 작전에 돌입했다. 월북자가 GOP 철책을 넘은 6시40분경에는 초동조치 부대가 광망경보에 따라 현장에 갔지만 철책 등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과학화 경계감시장비 CCTV 감시병도 CCTV에 포착된 장면을 인지하는 데 실패했다.

군은 작전 돌입 이후 CCTV 영상 등 제반 상황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3시간 전인 오후 6시40분경 월북자가 GOP 철책을 넘는 모습을 확인하고 인지했다. 또 군의 부실한 초동 대응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합참도 군 병력의 허술한 경계로 월북자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관계자는 "경계시스템상 장비는 정상적으로 작동됐다. 경고음도 울렸고 영상도 포착됐다"며 "초동조치 부대에 대한 미흡한 부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합참은 현장에서 미흡한 조치가 이뤄진 경위에 대해 확인할 예정이다.

현재 월북자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코로나19로 강력한 방역 조치를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경우 월북자 신변의 안전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합참은 현재까지 이번 월북 사태와 관련해 북한 군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파악하고 있다. 다만 월북자가 MDL을 넘어간 이후 우리 측이 북한 지역을 관측한 결과 미상 인원 4명이 식별됐으며, 이에 대해 관계자는 "해당 인원 4명이 이번 월북 사건과 연관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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