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인터뷰] “총선 38석 교섭단체 만든 게 가장 기억에 남아” 
  • 김종일·이원석·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2.01.07 10:00
  • 호수 1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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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분 심층 인터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④
“‘차라리 안철수’ 아닌 ‘정답은 안철수’란 말 나오게 하겠다”
“내 이름은 철수를 안 한다는 뜻…이번 대선 완주한다”

안철수는 달라졌다. 처음 정계에 입문했을 때인 2011년과 지금의 안철수는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한결 여유로워졌고, 유머 감각이 늘었다는 평도 나왔다. 시사저널은 안 후보에게 ‘인간 안철수’를 조금 더 들여다볼 수 있는 인간적인 질문들을 건네봤다.

ⓒ시사저널 포토
ⓒ시사저널 포토

‘안철수’ 이름의 뜻은.

“‘철수를 안 한다’. 이번 대선에서 끝까지 완주한다는 뜻이다.”(웃음)

혈액형은. MBTI 테스트를 해본 적 있나.

“혈액형은 AB형. MBTI는 신기하게도 직업에 따라서 바뀌었다. 의사였을 때, 사업가였을 때, 교수였을 때, 그리고 정치인일 때 MBTI 결과가 모두 달랐다. 그 직업을 하는 데 최적화되는 방향으로 바뀌는 것 같다.”

취미는 무엇인가. 그 취미를 즐기는 이유는.

“아내·딸과 함께 넷플릭스 등을 통해 영화나 드라마를 즐겨 본다. 최근엔 《D.P.》 《오징어 게임》 《지옥》 등을 봤다. 마라톤도 있다. 마라톤을 할 때만큼은 숨이 차고 너무 힘들어 고민도 사라져 버린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체력도 강해져서 어디에서도 졸지 않는 장점도 얻었다.”

건강관리 요령은.

“선거기간 너무 바빠 못 하지만, 꾸준히 마라톤을 한다. 한 번에 10km씩, 한 달에 100~150km 정도를 뛴다. 아마도 나만큼 체력이 좋은 정치인은 드물 것이라고 자신한다.”

내 인생의 책 한 권, 영화 한 편은.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중학생 때 읽은 책이지만, 페스트로 도시가 봉쇄되었을 때 사람의 본성이 드러나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페스트가 물러간 다음 오히려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상태는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영화는 아니지만 《왕좌의 게임》이라는 드라마는 상상하기 힘든, 인간으로서의 극한에 이르는 상황을 잘 보여준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이한철의 《슈퍼스타》다. 가사에 ‘괜찮아 잘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라는 구절이 있는데 요즘 살기 각박하고 힘든 세상에서 많은 위로를 준다.”

종교는 무엇인가. 갖게 된 계기는.

“원래는 종교가 없었다. 의과대학에 다닐 때 의료봉사를 하기 위해 신자(信者)는 아니었지만 가톨릭 의료봉사 동아리에 가입했다. 그리고 그 봉사활동 현장에서 1년 후배인 아내를 만났다. 그 후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 2020년 3월 대구에서 코로나19 1차 대규모 확산 당시 아내와 함께 의료봉사를 하기도 했다.”

가족 소개 혹은 자랑을 해달라.

“저는 제 인생을 살아가고 있고, 딸은 딸의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에 보통 딸 자랑은 삼가는 편이다. 지난번 딸의 논문이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화학》에 공동1저자로 등재된 일이 언론에 알려졌다. 아이가 노력해 얻은 업적이니, 부모가 자기가 한 듯이 자랑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알리지 않았는데, 주위 친한 사람들에게서 항의를 많이 받았다. 가까운 사이인 줄 알았는데 왜 좋은 소식을 언론을 보고서야 알게 하느냐, 섭섭하다고 하더라.”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어떤 요리도 불평하지 않고 잘 먹는 편이다. 외국 유학 시절에도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을 그냥 잘 먹었다.”

가장 아끼거나, 가장 오래 사용하고 있는 물건은.

“DVD를 1000장 정도 모았다.”

스트레스 해소법은. 나만의 힐링법이 있다면.

“《디아블로》 같은 RPG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독서를 한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 하나씩만 꼽아달라.

“장점은 이 악물고 참는 인내심이 누구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단점은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에 집중하는 데 더 강한 편이다.”

요즘 최대의 고민이 있다면.

“청년 문제 해결. 이것은 대한민국의 미래 운명, 그리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와 동의어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좌우명은.

“내가 걱정하더라도 바뀌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자. I will do my best and God will do the rest(나는 최선을 다할 것이고 나머지는 하늘이 해줄 것이다).”

가장 친한 사람은. 사람을 볼 때 가장 먼저 어떤 점을 보나.

“가족.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인가를 본다.”

존경하는 인물은.

“세종대왕.”

초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시간을 멈추는 능력. 하루하루 시간이 너무 모자라기 때문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또는 미래의 한순간으로 갈 수 있다면.

“없다. 매 순간 현실을 충실하게 살고 싶다.”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면.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그리고 처음 딸 설희를 품에 안았을 때다.”

성인이 된 후 가장 많이 울었던 날은 언제였나.

“장인어른이 돌아가신 후 염을 하면서 시신을 만졌을 때 많이 울었다.”

정치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주도적으로 창당했던 국민의당이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시대 이래 최대 규모인 38석의 교섭단체가 되었을 때다.”

스스로 옳다고 확신하고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이 다수의 반대에 부딪힌다면.

“사실 국민 100%가 동의하는 사안이 어떻게 있을 수 있겠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일도 기존 체제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분들의 항의와 요구사항을 경청한 뒤, 최선의 타협점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정치인이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꼰대력’은 얼마나 된다고 보나.

“최근에 ‘철수마켓’을 촬영하면서 IT기업 신입사원으로 체험을 했는데, 아무래도 전문 분야다 보니 ‘나때는 말이야~’라는 얘길 많이 한 것 같아 후회가 된다. 꼰대는 자신이 꼰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부정하고 배움을 멈추는 순간 꼰대가 된다는 뜻일 것이다. 저는 100% 꼰대로 변하지 않기 위해 아직도 열심히 배워나가는 중이다. 나이나 경력과는 무관하게 누구로부터라도 배울 준비가 돼있다. 청년들과의 더 다양한 소통 방식을 고민할 생각이다.”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21년 12월28일 서울 강남구의 IT 스타트업에서 철수마켓 ‘IT 스타트업에서 일일 인턴사원으로 근무하기’를 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이 시대를 버텨 나가고 있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한다면.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인생의 계획을 짜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계획을 짜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전 직업을 선택하는 기로에 섰을 때, ‘이 분야가 얼마나 성공할지’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인가’를 고민했다. 수많은 불확실성을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 역시 자신만의 우선순위를 세우고 선택하다 보면 반드시 빛을 보게 될 거라고 말해 주고 싶다.”

기억에 남는 시민의 한마디가 있다면.

“대구 시민 한 분이 제게 ‘차라리 안철수’라는 말씀을 하셨다. 현 정치 세태에 많이 실망한 나머지, 제가 100%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저를 찍겠다는 말씀이었다. 그 말씀을 듣고, 반드시 제가 당선돼 ‘차라리 안철수’가 아닌 ‘정답은 안철수’라는 말씀이 나오게끔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대통령이 되면 ‘이것만은 변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 건.

“저는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치를 시작했다. 대학교수로서 청춘 콘서트를 열어보니 청년의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하고 조언해 주는 일이 전부였다. 그러다가 직접 청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를 개선하고 사각지대를 메워주고자 정치를 시작했다. 저는 돈이나 명예, 권력을 얻고자 정치를 시작한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공익에 봉사하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돼도 바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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