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 선제적 안전강화 조치 점검…”뒷북 행정 부끄러운 현주소“ 지적
  • 서중권 충청본부 기자 (sisa4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1.0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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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희 사장 ”국민께 죄송…철저한 점검, 안전확보“
일각 ”전력선 관통 기지 처분한 철도공사 어떻게 믿나?”
철도공사 나희승 사장이 지난 5일 KTX 영동 터미널 부근 궤도탈선 현장에서 직법 보고를 받고 있는 모습
철도공사 나희승 사장이 지난 5일 KTX 영동 터미널 부근 궤도탈선 현장에서 직법 보고를 받고 있는 모습 ⓒ철도공사

한국철도공사의 여전한 안전불감증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역 내 동력선이 관통한 것조차 모르고 그 땅을 처분한 보도 시점과 경부선 KTX-산천 궤도이탈 사고와 맞물려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 5일 발생한 영동 터미널 인근 KTX의 궤도이탈 사고는 전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전철의 구조적 결함 등 우려되는 대목이다.

시사저널이 최근 ’단독‘ 연속 보도하고 있는 ’조치원역 내 화물기지 동력선 관통부지 매각‘ 또한 시사하는 바 크다.

철도공사는 지난 7일 대전 본사 사옥에서 KTX-산천 궤도이탈 사고와 관련해 철도터널과 교량, 전차선 등 주요 시설물과 차량에 대한 긴급 안전 점검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날 나희승 사장은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확한 원인 파악과 함께 철저한 점검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안심하고 열차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나 시장의 이 같은 뒷북 대책이 얼마만큼 지켜지는지는 지에 대한 신뢰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세종시 조치원역 내 ’전철역 전력케이블‘ 관통 화물기지 매각사례는 여전한 안전불감증 민낯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문제의 화물기지는 철도공사가 세종시에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세종시 ’청년창업주택‘용지로 처분한 이 화물기지는 길이 160m, 폭 25m로 전체 6845㎡(2000평)다. 화물기지를 관통한 ’전철역 전력케이블‘ 등 동력선 확인도 하지 않은 무책임한 오류다.

안전불감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철도공사는 세종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3개 기관의 협의를 거쳐 동력선 관통 부분을 제척하고 새 설계로 공동주택을 짓겠다는 결론을 냈다. 따라서 재설계비 6억원을 확보하는 등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조치원역 내 화물 기지를 관통한 동력선 부지를 처분한 것을 뒤늦게 안 철도공사가 뒤처리도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붉은 점선이 동력선 관통부지다. 둥근 흰 원은 공동주택부지 ⓒ시사저널 서중권
화물기지 부지를 관통하는 동력선은 공동주택 건설  경계부지에서 5m 가량 170m에 '케이블 보호캡' 도 씌우지 않은 채 매립돼 있다.
화물기지 부지를 관통하는 동력선은 공동주택 건설 경계부지에서 폭 5m, 길이 170m에 '케이블 보호캡' 도 씌우지 않은 채 매립돼 있다. ⓒ시사저널 서중권

하지만 조치원역은 사통팔달의 철도기지다. 경부선을 비롯해 충북선, 호남선 등 하루 수천 회를 오가는 전철과 화물역이다. 이에 따른 ’전철 케이블‘ 동력선 등 역 내 지하에 매설된 시설물은 엄청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에 발견된 화물기지 동력선은 ’케이블 보호캡‘조차 씌우지 않아 위험을 키운다는 것이다. 설상가상, 화믈기지를 관통한 동력선 부지에 12층 152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재시공에 나설 계획이다. 지하 시설물 훼손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우려다. 주택 준공 이후 사후관리도 문제다.

복수의 건축전문가는 “보는 관점에서 다르겠지만, 역내 화믈기지 폭 20m 부지에 공동주택 12층 152세대를 짓는다는 것은 무리다. 더구나 동력선 부지를 일부 제척하고 건축을 한다는 것은 참 위험한 발상”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철도공사 나 사장의 대국민 KTX 탈선사고 안전대책은 탁상행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 여론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전 철도망 선제적 안전강화’는 뒷북 행정의 부끄러운 현주소”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세종시 관계자는 “화물기지 내 동력선 등 시설믈이 매립된 사실을 몰랐다. 시행자인 LH와 다시 한번 꼼꼼히 살피고 점검해 최선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철도공사는 최근 조치원역 내 화물기지 동력선이 관통한 부지 6845㎡(2000평)를 세종시에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34억원, 평당 170만원 꼴이다. 매각대금과 관련해 관계자는 “철도운영 전반에 사용됐다”는 두리뭉실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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