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한열 모친’ 배은심 여사 별세에 정치권 애도…“민주주의 어머니”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qusansdn@gmail.com)
  • 승인 2022.01.0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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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뜻을 가슴 속에 새길 것”…이낙연 “배은심 여사는 민주주의의 역사”
국민의힘 “배은심 여사 영면 기원…민주화 열망과 가치 이어서 실현시킬 것”
2021년 6월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이한열동산에서 열린 제34주기 이한열 추모식에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인사말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21년 6월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이한열동산에서 열린 제34주기 이한열 추모식에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인사말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었던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향년 82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광주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배은심 여사는 9일 오전 조선대병원에서 사망했다. 그는 지병이었던 급성 심근경색이 최근 악화돼 치료를 받고 있던 중, 지난 8일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고 결국 눈을 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여사는 1987년 당시 아들인 이한열 열사가 민주화 투쟁 도중 최루탄에 맞아 숨졌다는 것을 알고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헌신해왔다.

9일 오전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 묘역(5·18 구묘역)의 이한열 열사 묘소의 모습 ⓒ연합뉴스
9일 오전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 묘역(5·18 구묘역)의 이한열 열사 묘소의 모습 ⓒ연합뉴스

한편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날 배은심 여사 별세 소식에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했다.

여권 측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6월의 어머님, 민주주의의 어머님, 그리고 우리들의 어머님 배은심 여사께서 아들 이한열 열사의 곁으로 가셨다"며 "부디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1987년 6월, 이한열 열사가 산화한 이후 어머님께서는 무려 34년 동안 오로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오셨다"며 "오직 민주주의 한 길 위해 노력하셨던 어머님의 모습을 생각하니 비통한 마음을 누를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어머님의 뜻을 가슴 속에 깊이, 단단히 새기겠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 반드시 지켜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계룡산 자락에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아니 우리시대 모두의 어머니셨던 배은심 여사님의 부음을 마주한다"며 "이른 아침, 산사(山寺)를 휘감는 겨울바람이 슬픔을 더한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평범한 주부였으나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아드님 이한열 열사의 희생을 겪으시며 스스로 민주투사의 길을 걸으신 '시대의 어머니', 여사님의 삶은 6월항쟁 이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은 여사님의 업적이다. 여사님은 철거민과 노동자, 세월호 유가족 같은 희생자들을 위해서도 싸우셨다"며 "여사님의 말씀처럼,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그로 인해 가족들이 고통받는 일이 없는 나라를 만들도록 저희들이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도 "배은심 여사께서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님을 넘어 인권운동가셨다"며 "권위주의 정권의 인권 유린 현장에는 항상 어머님이 계셨다. 우리 모두는 어머님에게 많은 빚을 졌다"고 강조했다.

야권에서도 애도가 이어졌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헌신하신 배은심 여사께서 오늘 별세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고 배 여사는 아들인 이한열 열사의 죽음 이후 열사가 꿈꿨던 민주화의 삶을 이어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민주화의 열망이 피어나는 곳에 고인은 늘 함께였고, 특히 1998년 민주화 운동 보상법과 의문사 진상 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서의 역할은 지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화를 위한 고인의 삶, 그리고 우리 국민들에게 전한 민주화의 열망은 그 어떤 것으로도 보답할 수 없지만 우리는 고인이 평생 꿈꿔왔던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조금이나마 그 뜻을 기릴 수 있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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