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의 배신’ 7개월만에 사고 재발…광주 패닉 “또 지난해 그 건설사냐”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1.1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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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학동 붕괴 참사에 이어 재난급 사고 낸 현대산업개발 ‘뭇매’
정몽규·유병규·하원기 대표이사, 광주 사고현장에 긴급 투입…여론 ‘싸늘’
광주시, 모든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공사 중지명령…광주경찰청, 수사본부 꾸려
11일 오후 3시 48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장에서 외벽이 무너져 내려 작업자 6명이 연락이 끊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참사의 악몽이 가시지 않은 불과 7개월 만에 또다시 대형사고가 터지면서 광주가 패닉상태에 빠졌다. 특히 해당 건설사가 지난해 6월 재개발 철거 작업 중 건물 붕괴 참사가 일어난 학동4구역의 시공사로 밝혀져 비난의 화살이 HDC현대산업개발로 향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건물은 2단지 201동으로 외벽이 찢게 나간 모습 ⓒ연합뉴스
11일 오후 3시 48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장에서 외벽이 무너져 내려 작업자 6명이 연락이 끊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참사의 악몽이 가시지 않은 불과 7개월 만에 또다시 대형사고가 터지면서 광주가 패닉상태에 빠졌다. 특히 해당 건설사가 지난해 6월 재개발 철거 작업 중 건물 붕괴 참사가 일어난 학동4구역의 시공사로 밝혀져 비난의 화살이 HDC현대산업개발로 향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건물은 2단지 201동으로 외벽이 찢게 나간 모습 ⓒ연합뉴스

광주시의 한 초고층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외벽이 무너져 내려 작업자 6명이 연락이 끊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참사의 악몽이 가시지 않은 불과 7개월 만에 또다시 대형사고가 터지면서 광주가 패닉상태에 빠졌다. 특히 해당 건설사가 지난해 6월 재개발 철거 작업 중 건물 붕괴 참사가 일어난 학동4구역의 시공사로 밝혀져 비난의 화살이 HDC현대산업개발로 향하고 있다.  

12일 광주시소방본부와 서구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47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장에서 ’아파트 1개동 외벽이 붕괴됐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이 사고로 아파트 외벽에서 떨어진 잔해물이 인근 주차장을 덮쳐 차량 20여 대가 파손되거나 매몰됐다. 

현재 현대산업개발 작업자 6명이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 6명의 신원과 소재 파악에 나섰다. 소방당국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을 통해 이날 28층과 29층에 3명, 31층부터 34층부터 3명이 투입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했다.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는 광천종합버스터미널 인근의 주상복합건물이다. 지하 4층~지상 39층 규모로 1, 2단지로 나뉘어 있는데, 사고가 일어난 건물은 2단지의 201동이다. 2020년 3월 착공했고,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사상자 17명이 발생한 광주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 사업 시공업체다. 당시 학동4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붕괴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학동 참사는 하도급 업체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발생하기는 했지만, 시공사의 책임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붕괴 참사 이후 현대산업개발 현장 관계자 등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과 안전부장, 공무부장 등이 현장 및 안전 관리 책임자로서 관리·감독 책임을 소홀히 해 철거 건물 붕괴 사고를 유발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기소됐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10일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 철거건물 붕괴 사고 관련 기자회견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는 전날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건물 붕괴사고 발생지인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시공사였다. ⓒ연합뉴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10일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 철거건물 붕괴 사고 관련 기자회견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는 전날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건물 붕괴사고 발생지인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시공사였다. ⓒ연합뉴스

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재난급 대형 사고로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6월 10일 정몽규 회장은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희생자 유가족 부상자 광주시민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지난해 건설현장 근로자가 급박한 위험이 아니더라도 작업중지권을 적극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발생 원인과 위험 통제 모니터링을 하나의 시스템을 연결한 스마트 안전보건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의 안전관리 강화 대책도 내놨다. 그러나 불과 7개월 만에 또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회사의 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회사 측은 전날 사고 직후 곧바로 유병규·하원기 대표이사 등 경영진을 포함한 본사 임직원을 현장으로 급파해 현장 수습과 원인 파악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우선 급선무인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향후 대책 마련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현장의 시공을 모두 현대산업개발이 담당한 것으로 전해지자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커뮤니티 등에서 일부 시민들은 “또 그 건설사냐”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모든 아파트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두 번이나 이런 사고를 내다니 회사를 신뢰하기 어렵다. 주택사업에서 손떼라”는 등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광주시는 이날 현대산업개발이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든 공사에 대해 중지 명령을 내리고 건축·건설현장 안전 현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외벽 붕괴사고와 관련해 ’건축·건설현장 사고방지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시장이 직접 본부장을 맡기로 했다. 광주경찰청은 이번 사고의 중대성을 고려해 본청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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