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00→1.25% 인상…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 유경민 디지털팀 기자 (wbql1214@naver.com)
  • 승인 2022.01.1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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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새 0.75%p 상승…물가상승·금융불균형·미국 긴축 기조 고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기준금리가 22개월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1.25%)으로 회복됐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1월 기준금리를 현행 1.0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회 연속 인상한 것은 2007년 7월과 8월 이후 14년여 만이다. 금통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로 0.75%포인트 내렸던 기준금리를 유지하다가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했다. 11월에도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이날 다시 한 번 올리면서 5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0.75%포인트나 상승했다.

금통위의 결정에는 석유·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병목 현상, 수요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와 가계대출 증가, 자산 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작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 4월 2.3% ▲ 5월 2.6% ▲ 6월 2.4% ▲ 7월 2.6% ▲ 8월 2.6% ▲ 9월 2.5%로 6개월 연속 2%를 웃돌다가 10월(3.2%) 3%를 넘어섰다. 더구나 이후 11월(3.8%)과 12월(3.7%)까지 4분기 3개월간 3%대를 유지했다.

작년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표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19.9%로, 통계가 시작된 197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채(1844조9000억원)만 1년 새 9.7% 늘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00%인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00%인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 연합뉴스

미국이 조기 긴축을 시사한 것도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당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월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마치고 6월께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지난 6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의원들은 경제, 고용 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를 더 빠른 속도로 인상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3월부터 올해 총 4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연준이 오는 3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종료하자마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도이체방크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연준이 네 차례나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의 충격을 줄이려면 한은으로서는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먼저 올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날 금통위의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일단 미국 연준 기준금리(0.00∼0.25%)와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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