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보호’ 외쳤다가 피살 당한 14세 소녀…콜롬비아에선 무슨 일이
  • 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eunjinlee525@gmail.com)
  • 승인 2022.01.1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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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카우카 지역서 괴한 습격으로 2명 숨져
콜롬비아, 환경·인권 운동가 피살 문제 끊이지 않아
콜롬비아에서 14일(현지 시각)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14세 환경운동가의 추모식이 치러지고 있다. ©연합뉴스
콜롬비아에서 14일(현지 시각)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14세 환경운동가의 추모식이 치러지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인권운동가 등에 대한 공격이 끊이지 않는 콜롬비아에서 14세 소년 환경운동가가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18일(현지 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부 카우카 지역에서 원주민 마을을 지키던 환경 운동가 2명이 괴한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희생자 중에는 올해 14살이 된 소년 환경운동가 브레이네르 다비드 쿠쿠냐메도 있었다. 현지 원주민 단체인 북부 카우카 원주민협의회(ACIN)는 괴한들이 옛 최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잔당이라고 주장했다. ACIN 측은 숨진쿠쿠냐메를 “지구의 수호자”라고 표현하며 “그의 죽음은 수 년간 벌어져 온 현상의 결과”라고 말했다.

콜롬비아는 전 세계에서 환경·인권운동가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로 꼽힌다. 삶의 터전과 원주민 인권 등을 지키려던 이들이 마약 원료 재배나 불법 채굴로 돈벌이를 하려는 범죄조직의 타깃이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유엔 최고인권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해 콜롬비아에서 환경·인권운동가, 지역사회 활동가 등 피살 추정 사례 202건을 보고받았으며, 지금까지 이 중 78건을 사실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인권 옴부즈맨은 2021년에 살해된 활동가 등이 145명에 달한다고 집계하기도 했다. 숫자만 보면 2~3일에 한 명꼴로 환경·인권운동가가 살해당한 것이다.

국제위기그룹의 수석 분석가인 엘리자베스 디킨슨은 “이들은 공포에 질린 사회 속에서 저항의 목소리를 내는 소수이기 때문에 쉽게 공격의 대상이 된다”면서 “콜롬비아 정부는 이미 이러한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트위터에 “카우카 환경 보호의 기수였던 쿠쿠냐메의 죽음을 애도하며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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