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승부 갈린다] 박근혜, 선거 막판 메시지 내면 어느 쪽에 유리할까
  • 김종일·구민주·이원석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2.01.26 10:00
  • 호수 1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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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메시지·코로나19·베이징 동계 올림픽·검찰 등
대선판 흔들 작지만 큰 변수 4가지

과거 권력이 미래 권력을 좌우할 수 있을까. 지난해 말 특별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월초 퇴원하면서 대국민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직접 육성으로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 전 대통령은 ‘자기 표’를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의 말 한마디에 따라 표심을 굳힐 지지 세력이 존재한다. 당장 한 표가 아쉬운 양당이 박 전 대통령의 입을 바라보며 마음 졸이고 있는 이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5월2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592억 원대 뇌물 수수 혐의 등에 대한 첫 정식재판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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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근혜 메시지 나온다면 어느 쪽에 유리?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박빙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한쪽 편을 들진 않을 거라고 대체로 관측했다. 지지자를 향한 감사와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라는 등 원론적인 메시지만 낼 가능성도 얘기한다. 다만 지난 총선 직전에도 옥중 메시지를 냈고 최근 서간집까지 출간한 점을 봤을 때 이번 대선에 어떻게든 개입할 거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윤석열 후보를 직접 언급하거나 공격하지 않고, ‘정권교체’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낼 수도 있다”“그가 만일 ‘제 마지막 소원입니다. 정권교체를 이뤄주십시오’라고 한마디 한다면 핵심 보수층의 표가 상당히 결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도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시한폭탄’에 비유하며 대선 막판에 상당한 파장을 만들어낼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방향은 예상과는 다르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국민의힘 표심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 원장은 “박근혜의 메시지는 윤 후보에게 도움은 안 돼도 타격은 가할 수 있다. 만약 그가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고 윤 후보 지지율에 플러스가 되진 않는다. 이미 박근혜 지지층은 대부분 윤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오히려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이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를 제1 야당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입장을 낸다면 이땐 전통 보수층 일부가 이탈할 수 있다. 어떤 형태로든 혼선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2 베이징동계올림픽, 與에 호재 아닐 수도

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대규모 국제 스포츠 이벤트는 정치권이 주목하는 변수 중 하나다. 대선 불과 보름 전까지 이어지는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은 과연 어떨까. 예상처럼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불참 의사를 밝힌 마당에 외교적으로 유의미한 플러스 요인은 다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성적이 매우 좋아 애국 분위기가 형성되면 여당에 긍정적일 순 있겠지만, 이번엔 메달 성과도 크게 기대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오히려 정부·여당이 올림픽이 부정적인 복병으로 뜨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금 반중 정서가 상당하다. 특히 스윙보터인 2030세대에서 그렇다. 그런 와중에 편파 판정 논란이 생겨 반중 정서가 더욱 자극되면 뜻밖에 여당에 안 좋을 수 있다”고 했다. 평창올림픽 당시 단일팀 문제와 관련해 뜻밖의 ‘공정’ 논란이 발생했듯 이번에도 예상치 못한 악재가 터질 수 있다는 얘기다.

 

3 코로나19, 변수라기보다는 상수

변수라기보다 이제 상수에 가까운 코로나19 이슈도 여전히 살아있다. 방역 당국은 당분간 확진자가 급증할 거라고 예견하고 있다. 만일 최악의 급증세 속에서 대선이 치러질 경우 여당엔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준한 교수는 “2020년 총선 당시 코로나19가 살짝 진화되는 국면에 선거가 치러졌고, 여당은 180석을 확보했다. 만일 조금이라도 일찍 혹은 늦게 선거가 치러졌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 이번에도 코로나19 추세는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4 ‘검찰 칼끝’ 대선일까지 눈여겨봐야

전문가들은 검찰 변수도 많이 언급했다. 양강 후보 모두 수사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만큼 대선일까지 검찰의 칼끝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진 원장은 2007년 대선을 거론하며 “검찰은 항상 대선 정국에서 변수 역할을 하고 싶어 했다”고 했다. 당시 검찰은 BBK 핵심 피의자 김경준씨를 구속했다가 곧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 무관하다고 발표했다. 최 원장은 “이번에도 검찰이 후보를 직접 겨냥하진 않더라도 대장동이나 고발 사주와 관련해 언제 어떤 관계자를 소환·구속할지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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