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 성난 불심에 코너 몰린 정청래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1.2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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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 후폭풍, 승려대회서 사과하려다 불발
당내 ‘탈당 여론’ 여전…노웅래 “3000배라도 해야”
국립공원 내 사찰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두고 '봉이 김선달' 비유 논란을 일으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한 뒤 소통관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립공원 내 사찰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두고 '봉이 김선달' 비유 논란을 일으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한 뒤 소통관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탈당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 의원이 입장료를 받는 전통사찰을 ‘봉이 김선달’로 비유한 게 화근이 됐다. 정 의원이 직접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승려들의 반발이 거세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여권에 대한 불교계의 반감이 점차 커지면서 당내 여론도 악화되는 양상이다.

정 의원은 2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난 몇 달간 저 스스로 많은 성찰과 사색의 시간을 가졌다. 불교계의 고충과 억울한 점도 인식하게 됐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국민과 불교계의 상생발전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소중한 문화재를 지켜오신 불교계와 스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데 미력하게나마 제 역할을 다하겠다”며 “부족한 문화재 보호관리법, 전통사찰 보존관리법 등을 살펴서 불교계가 사랑과 존경을 받고 불교 전통문화를 꽃 피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로 지칭하며 ‘봉이 김선달’에 비유했다. 이미 국고 지원을 받는 사찰이 이중으로 관람료를 걷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불교계가 표현을 문제삼으며 거세게 반발했다.

사태가 커지자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지난 17일엔 윤호중 원내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의원 36명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아 참회와 성찰의 108배를 했다. 이 과정에서 정 의원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핵관(이재명 후보 핵심 관계자)’이 찾아와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탈당 의사가 없음을 재차 밝히고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사태는 악화되는 양상이다. 정 의원은 이날 조계사에서 열린 전국 승려대회에 참석해 사과 발언을 하려고 했으나 승려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승려대회를 찾은 송영길 대표가 사과 입장을 발표했지만 참가한 승려들이 거칠게 항의하며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이 후보로서는 ‘불심’을 외면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교계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반발한다면 정 의원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20일 CBC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탈당은) 억울한 점이 많겠지만 불교계가 요구한 점 중에 하나”라며 “차마 말은 못 하지만 마음속으로 정 의원이 자진 탈당해 줬으면 하는 의원들이 주위에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21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지금 (불교계와의 갈등) 국면에서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선 정청래 의원을 포함해 우리 민주당이 정말 진정성 있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의 진정성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면 3000배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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