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부산의 아들’ 외치는 이유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1.2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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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정체에 PK 찾아 ‘혈통’ 강조하며 ‘집토끼’ 공약

“나는 이번 대선에서 유일한 부산 토박이 후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지난 23일 부산항만공사 신항사업소를 찾아 “지난해 연말 크리스마스 전후로 고향인 부산을 3박4일 일정으로 다녀갔는데 그 직후부터 지지율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한달 만에 다시 찾은 부산에서 부산시민들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받들어서 정권교체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대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안 후보가 부산·울산·경남(PK)을 찾아 본인의 ‘뿌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PK 민심을 지역 연고를 앞세워 끌어오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지지율이 정체되며 ‘안풍’이 다소 꺾인 안 후보로서는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부인 김미경 씨가 22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을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부인 김미경 씨가 22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을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 따르면, 안 후보는 지난 22일부터 부산과 경남을 돌며 민심을 청취하고 있다. 안 후보의 이번 일정은 2박3일간 이어진다. 이 기간 동안 안 후보는 각 지역 주요 인프라와 대학, 상인회 등을 돌며 지역 현안을 점검할 계획이다. 

안 후보의 부산행은 출마 선언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안 후보는 지난해 12월에도 6일간 대구, 경북 포항, 부산 민생 탐방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안 후보는 지역을 돌며 ‘부산의 아들’임을 연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지난 12월23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를 찾아 “내 고향 부산 경제 회복을 위해 제가 못 할 일이 뭐가 있겠느냐”며 “부산 집에 올 때마다 느끼지만 부산경제 상황,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 부산이 옛날의 영광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24일 부산의 명소인 자갈치시장을 찾아서는 “아버지께서 부산 범천동에서 40년 동안 의료봉사를 하셨는데 오늘 찾아주신 분들 중에 아버지께서 잘 계시는지 묻는 분들도 있었다”며 부산과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한달 뒤, 다시 부산을 찾은 안 후보는 23일 부산 강서구에 있는 부산항만공사신항사업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부울경 메가시티에 관심을 갖는게 여기가 제 고향”이라며 부산 출신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안 후보가 ‘부산의 아들’이란 나이 든 정치 수사를 꺼내든 것에서 ‘위기감’이 엿보인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보좌관은 “인연을 강조하는 건 정치권에서는 익숙한 수사다. 하지만 기존 여야 후보와의 차이를 강조하고 있는 안 후보가 (다른 후보들처럼) 출생 지역에 호소한다면 차별화가 전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연고나 혈연을 강조하는 건 그만큼 절실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실제 상승세를 타던 안 후보의 지지율은 최근 정체된 모습이다. 리얼미터가 2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4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6.8%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1월10~14일)와 비교해 윤 후보의 지지율은 1.4%포인트, 이 후보는 0.1%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반면 안 후보는 지난 조사보다 2.9%포인트 하락한 10%를 기록했다. 12월 셋째 주(3.9%)부터 이어진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6주 만에 하락했다.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6∼21일 전국 18세 이상 304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다. 조사는 무선 전화 면접(20%), 무선 자동응답(75%), 유선 자동응답(5%)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8.7%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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