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번 대선에서 유일한 부산 토박이 후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지난 23일 부산항만공사 신항사업소를 찾아 “지난해 연말 크리스마스 전후로 고향인 부산을 3박4일 일정으로 다녀갔는데 그 직후부터 지지율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한달 만에 다시 찾은 부산에서 부산시민들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받들어서 정권교체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대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안 후보가 부산·울산·경남(PK)을 찾아 본인의 ‘뿌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PK 민심을 지역 연고를 앞세워 끌어오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지지율이 정체되며 ‘안풍’이 다소 꺾인 안 후보로서는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안 후보는 지난 22일부터 부산과 경남을 돌며 민심을 청취하고 있다. 안 후보의 이번 일정은 2박3일간 이어진다. 이 기간 동안 안 후보는 각 지역 주요 인프라와 대학, 상인회 등을 돌며 지역 현안을 점검할 계획이다.
안 후보의 부산행은 출마 선언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안 후보는 지난해 12월에도 6일간 대구, 경북 포항, 부산 민생 탐방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안 후보는 지역을 돌며 ‘부산의 아들’임을 연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지난 12월23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를 찾아 “내 고향 부산 경제 회복을 위해 제가 못 할 일이 뭐가 있겠느냐”며 “부산 집에 올 때마다 느끼지만 부산경제 상황,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 부산이 옛날의 영광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24일 부산의 명소인 자갈치시장을 찾아서는 “아버지께서 부산 범천동에서 40년 동안 의료봉사를 하셨는데 오늘 찾아주신 분들 중에 아버지께서 잘 계시는지 묻는 분들도 있었다”며 부산과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한달 뒤, 다시 부산을 찾은 안 후보는 23일 부산 강서구에 있는 부산항만공사신항사업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부울경 메가시티에 관심을 갖는게 여기가 제 고향”이라며 부산 출신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안 후보가 ‘부산의 아들’이란 나이 든 정치 수사를 꺼내든 것에서 ‘위기감’이 엿보인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보좌관은 “인연을 강조하는 건 정치권에서는 익숙한 수사다. 하지만 기존 여야 후보와의 차이를 강조하고 있는 안 후보가 (다른 후보들처럼) 출생 지역에 호소한다면 차별화가 전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연고나 혈연을 강조하는 건 그만큼 절실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실제 상승세를 타던 안 후보의 지지율은 최근 정체된 모습이다. 리얼미터가 2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4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6.8%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1월10~14일)와 비교해 윤 후보의 지지율은 1.4%포인트, 이 후보는 0.1%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반면 안 후보는 지난 조사보다 2.9%포인트 하락한 10%를 기록했다. 12월 셋째 주(3.9%)부터 이어진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6주 만에 하락했다.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6∼21일 전국 18세 이상 304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다. 조사는 무선 전화 면접(20%), 무선 자동응답(75%), 유선 자동응답(5%)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8.7%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