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콘텐츠’로 꿈틀대는 토종 OTT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2.02.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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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성공의 핵심은 '오리지널 콘텐츠'
국내 2·3위 웨이브와 티빙의 본격적인 공세 시작돼

이제 한국 OTT 시장에 상륙한 플랫폼은 넷플릭스 뿐만이 아니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라는 해외 OTT가 한국에 이미 진입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놨다. 애플TV플러스는 최초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Dr. 브레인》을 내놓은 데 이어 《파친코》를 준비하고 있고, 최근 오리지널 드라마 《너와 나의 경찰수업》을 공개한 디즈니플러스는 강풀 작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을 준비 중이다. HBO맥스도 한국 진출을 예고했다.

해외 OTT 플랫폼이 연이어 진출하는 상황에서 토종 OTT들의 성적은 어떨까.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2위인 웨이브의 MAU는 2021년 1월 419만에서 12월 기준 474만명으로 13% 증가했다. 티빙은 264만명에서 417만명으로 58% 늘었고, 쿠팡플레이는 1월 기준 52만명에서 12월 기준 359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토종 OTT 역시 성장하고 있는데, 이 추세를 견인하고 있는 것이 바로 각 플랫폼의 오리지널 콘텐츠다.

쿠팡의 로켓와우 회원이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쿠팡플레이는 최근 예능 《SNL 코리아》, 오리지널 드라마 《어느 날》로 이용자를 크게 늘렸다. 규모는 작지만 인상적인 오리지널 콘텐츠가 OTT 플랫폼의 인기를 견인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방영을 시작해 현재 왓챠에서 네 번째 시즌을 방영 중인, 중소기업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드라마 《좋좋소》가 그 예다.

웨이브가 투자한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SBS
웨이브가 투자한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SBS
올해 웨이브의 첫 오리지널 드라마 《트레이서》 © 웨이브
올해 웨이브의 첫 오리지널 드라마 《트레이서》 © 웨이브

이렇게 ‘오리지널 콘텐츠=경쟁력’이라는 것이 입증된 상황. 어차피 콘텐츠로 맞붙어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 2·3위 OTT인 웨이브와 티빙은 본격적으로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상파 3사 드라마를 독점 공개하는 등 드라마 콘텐츠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웨이브는 지난해 3월 "2025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별도의 제작사를 설립하고 독자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웨이브의 본격적인 전략은 ‘타율 좋은 오리지널 콘텐츠’다. 드라마, 영화를 포함해 20여 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검은태양》과 《원더우먼》의 쌍끌이 흥행으로 신규 유료가입자 수를 견인한 웨이브는 최근 웨이브가 투자한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트레이서》 등을 통해 호평을 받고 있다. 박성웅·주지훈 주연의 《젠틀맨》, 조진웅·김희애 주연의 《데드맨》 등 웨이브가 투자하는 오리지널 영화도 기대작으로 꼽힌다.

티빙의 킬러 콘텐츠로 꼽히는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와 미드폼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시즌2 방영을 앞두고 있다. © 티빙
티빙의 킬러 콘텐츠로 꼽히는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와 미드폼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시즌2 방영을 앞두고 있다. © 티빙

티빙의 강점은 30분 분량의 미드폼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라인업이다. 수백억원의 제작비가 드는 텐트폴 대작 없이도 가입자를 견인하며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가입한 유료 구독자의 50%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유입됐는데,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와 미드폼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등이 킬러 콘텐츠로 꼽힌다. 두 작품 다 시즌2 방영을 앞두고 있다. 티빙은 올해 13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하고, 2023년까지 100편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다. 이준익 감독의 첫 OTT 시리즈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는 《욘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연상호 감독의 《괴이》 등이 출격을 대기 중이다.

지분 교환을 통해 협력하고 있는 네이버의 웹툰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웹툰 《백수세끼》 《내과 박원장》도 티빙 오리지널로 단독 공개됐다. 지난해 9월 실사와 3D 애니메이션의 성공적인 결합으로 호평을 받은 《유미의 세포들》은 올해 시즌2로 돌아온다. 하일권 작가의 SF 웹툰 《방과 후 전쟁활동》도 오리지널 드라마로 재탄생한다. 최근 CJ ENM은 영화 《라라랜드》에 참여한 할리우드 제작 스튜디오인 엔데버 콘텐츠를 인수했다. 이를 거점으로 삼아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한 독자적 콘텐츠를 제작해 티빙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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