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사과에도 가라앉지 않는 ‘황제의전’ 논란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qusansdn@gmail.com)
  • 승인 2022.02.0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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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반복 갑질 심판해야” vs 與 “김건희가 더 문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1박 2일 경남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1월27일 통영 굴 작업장에 방문한 뒤 경남 방문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1박 2일 경남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1월27일 통영 굴 작업장에 방문한 뒤 경남 방문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가 이른바 ‘황제의전’ 논란과 관련해 결국 고개를 숙였다. 며칠간 침묵했던 김씨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김건희 논란이 더 크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면 국민의힘은 “갑질 심판론”을 외치며 공방을 이어갔다.

김씨는 지난 2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소현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며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씨는 이 후보의 경기지사 시절 사무관이던 배소현씨를 거쳐, 당시 비서로 근무한 A씨에게 음식 심부름을 하거나 다른 사람 명의로 약을 짓도록 해 갑질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경기지사 비서에게 심부름을 시킨 인물로 지목된 배씨도 같은 날 민주당 선대위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당사자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께 사과드린다”며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고 해명했다.

배씨는 “A씨의 불만과 반발은 당연하다. 국민 여러분의 비판도 마땅한 지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며 이 후보나 김씨의 요구에 따라 일을 시킨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배씨는 약품 대리 처방 논란에 대해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호르몬제를 복용했다.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진행되는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김혜경씨 논란과 관련해 연이어 논평을 내고 ‘갑질 심판론’을 주장했다. 최지현 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은 “김혜경씨의 위법한 공무원 사적 유용 행태에 더해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국고손실 범죄 혐의가 드러나고 있다”면서 “비서 A씨는 김혜경씨의 찬거리와 식사를 경기도 공금으로 사서 집까지 배달하는 등 ‘반복적으로’ 사적 심부름을 해 왔다”고 비난했다.

최 수석부대변인은 “이는 명백한 국고손실죄고 이재명 후보가 모를 수 없는 부분”이라며 “그간 이렇게 유용한 경기도 공금은 얼마인가. 국민께 사죄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지원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김혜경씨와 배씨의 입장문이 '꼬리 자르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 모든 사실을 개인의 충심 탓하는 것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며 “문제는 공권력 남용이며, 지사직 사퇴 이후에도 계속된 ‘무한 갑질’이니, 김혜경 씨의 말대로 법에 따라 ‘무한 검증’을 받으라”고 촉구했다.

정의당도 3일 해당 논란과 관련해 이 후보에게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설 연휴 내내 논란이 벌어졌음에도 ‘사실무근’이라 우기더니 닷새가 지난 후에야 사실을 인정했다”며 “’권력의 사유화’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던 이재명 후보는 배우자의 ‘공무원 사적 이용’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하시기 바란다”고 일침을 날렸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JTBC 《뉴스룸》 인터뷰에 출연해 “개인 심부름을 떠나서 검찰총장 부인(김건희씨)이 (한동훈) 검사장에게 자신의 부하인 것처럼 명령하고 지시한 건 더 심각한 문제”라며 역공에 나섰다. 그러면서 김혜경씨 의혹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본인들이 처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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