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물거품? 거세진 안철수-이준석 ‘공방전’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2.03 11: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李 “단일화? 절대 없다” vs 安측 “호랑말코 같은 궤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왼쪽)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왼쪽)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가능성이 갈수록 낮아지는 모습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연일 날 선 공방전을 주고받으면서다. 서로를 향해 비난에 가까운 맹공을 퍼부으면서 대표와 후보 간 갈등이 ‘당대당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까지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2일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범여권과 안 후보의 연대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결합은 상상 가능한 범주”라며 “안 후보가 또다시 차선 변경을 해 민주당 쪽으로 가신다면 놀랍지도 않고 별로 기대도 없지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정치 철학에 의구심을 표하면서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그은 셈이다.

이 대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할 가능성도 없다고 단언했다. 이 대표는 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프로야구도 한 시즌을 치르면 초기에 반짝 잘하다가 내려갈 때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며 “안 후보의 지지율이 갑자기 급반등할 상황이 올 리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2주 전에 안 후보가 일시적으로 윤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는 부분을 받으면서 다소 의기양양해 하며 여러 이야기했지만, 그 뒤에 기고만장해서 결국 지지율이 하락세”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SNS에서도 연일 안 후보를 직격하고 있다. 이 대표는 2일 페이스북에 “이번 선거에서 사드추가 배치를 언급한 우리 후보(윤석열)와 다르게, 다른 후보들은 사드 배치 반대론자였기 때문에 선명한 대비가 된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2017년 3월 열린 한국여성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안 후보 등이 ‘박근혜 적폐! 사드 즉각 철회’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이 대표는 해당 글에 “이 사진에서 안철수 후보 한 분은 사드 배치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적으며 안 후보를 비판했다.

이 대표의 계속되는 저격에 안 후보 측도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안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이나 사드 철회를 언급한 적이 없음에도 이 대표가 ‘셰도우 복싱’(상대가 없는 상황에서 공격하는 것)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경희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달랑 사진 한장으로 선동질 하는 당 대표나 국가 안보 문제를 페이스북에 한줄로 발표하는 후보나 참 잘어울리는 그 나물에 그 밥 콤비가 아닐수 없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 대표가 무등산 등반을 한다기에 호연지기를 길러올줄 알았는데 호랑말코 같은 사진 한장에 궤변을 장착해 하산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라며 “즉각 허위사실에 대해 사과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 역시 윤 후보를 ‘비호감’ ‘맛없는 음식’에 비유하면서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안 후보는 3일 서면으로 낸 중앙선대위 모두발언에서 “기득권 양당 후보들이 비호감과 자격 미달의 끝판왕을 보여주는데도, 누군가가 묻지 마 투표를 강요한다면 그것은 국민 학대”라며 “맛없는 음식은 아무리 갓 만들었어도 맛이 없지만, 제대로 된 음식은 하루 이틀 지나 다시 데워 먹어도 맛있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