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中 올림픽 ‘한복 논란’에 “고유문화 존중 필요”
  • 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eunjinlee525@gmail.com)
  • 승인 2022.02.0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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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정서 위해 공식 항의 않기로…‘저자세’ 논란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중국 조선족을 대표해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한 것과 관련해 외교부는 6일 “중국 측에 고유한 문화에 대한 존중과 문화적 다양성에 기초한 이해 증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중 국민 간 상호 이해와 우호 정서 증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공식 항의는 하지 않기로 해 ‘저자세’라는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6일 “한복이 전 세계의 인정을 받는 우리의 대표적인 문화 중 하나라는 점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중국에 대한 항의 여부와 관련해선 “우리의 기본 입장을 바탕으로 당당하고 건설적으로 지속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어 “관계부처와의 협업 하에 재외공관 등을 통해 한복 등 우리의 고유문화를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일 열린 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내 56개 민족 대표 가운데 한 명으로 출연하자 국내에선 ‘중국이 우리 문화를 침탈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공개된 올림픽 홍보영상에서도 중국 내 조선족이 김치를 담그거나 한국 고유의 전통놀이를 하는 장면이 포함돼 국민들의 빈축을 샀다.

개막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항의할 필요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황 장관은 “양국에 오해 소지가 있는 부분은 중국 체육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국내 여론을 언급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한국은 세계 10위권 큰 나라로 존재하고 있는데, 양국 간 좋은 관계에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함께 중국을 방문한 박병석 국회의장 역시 베이징 특파원단과의 온라인 간담회에서 “중국 14억 인구 중 1억2000만 명 가량이 소수민족이고 한족을 제외하면 55개 민족이 소수 민족”이라며 “그러한 관점에서 상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는 개회식에서 중국의 각 소수 민족을 표현하는 차원에서 조선족을 대표하는 복식으로 한복이 등장한 맥락을 이해할 필요도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편 중국의 지속적인 문화공정이 국내 반중 감정을 키운 게 이번 일의 단초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북공정으로 역사 왜곡을 꾀하던 중국은 최근 문화 영역으로 왜곡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복이 ‘한푸(漢服)’에서 기원했다거나 김치의 원조가 ‘파오차이(泡菜)’라고 주장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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