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토론] 1차전과 달랐다…대장동‧김건희‧김혜경 두고 '거친 공방전’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2.1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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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장동‧백현동 개발 의혹' vs 李 '주가 조작 의혹' 두고 충돌
沈, 李 겨냥해 '金 과잉의전' 언급하자 李 "사과한다" 고개 숙이기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왼쪽부터)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왼쪽부터)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차전에 몸을 푼 대선 후보들이 2차전에서 거칠게 맞부딪혔다. 지난 3일에 이어 두 번째 4자 TV토론에 임한 여야 후보들은 최근 제기된 각종 의혹들을 거침없이 입에 올리며 날선 공방전을 이어갔다. 지난 1차 토론회 당시 네거티브 공세는 자제하고 정책 토론에 집중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심상정 정의당·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4인은 이날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MBN스튜디오에서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고 연합뉴스TV 등 방송 6개사가 주관하는 TV토론에 나섰다. 토론 주제는 △2030 청년 정책 △코로나 방역 평가와 피해 대책이었다. 또 △자유주제의 주도권 토론 △정책 관련 주도권 토론 등 후보 간 검증을 위한 시간도 마련됐다.

토론의 열기는 초반부터 달아올랐다. 그간 언론에서 보도됐던 이 후보와 윤 후보 관련 의혹들이 화두에 오르면서다. 포문은 윤 후보가 열었다. 윤 후보는 청년정책을 주제로 한 첫 번째 주제토론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성남시 채용 비리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꺼내 들었다.

윤 후보는 “지금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악이고 (청년들이) 불공정 채용에 분노하고 있다”며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산업진흥원이 34대1 경쟁률인데 대부분 (이 후보) 선거대책본부장 자녀, 경기도 시장직 인수위원회 자녀 등이 일반인들이 가기 쉽지 않은 성남시 산하 기관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이 부분이 (이 후보가) 평소 주장한 공정과 다른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의혹 제기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첫째로 지금 지적하신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 당시 감사원에서 이미 수 차례 감사해 문제가 없었으며 (성남산업진흥원 채용은) 공채로 뽑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문제도 마찬가지로 후임 시장이 있을 때 벌어진 일”이라며 “그러나 객관적 결과로 보더라도 거의 동일한 수의 공공주거용 임대가 아니라 공공주택으로 바뀐 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반격을 시도했다. 타깃은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주가 조작 의혹’이었다. 이 후보는 “오히려 이 지점에서 한번 지적하자면 지금 (윤 후보의) 부인께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돼 있다는 말이 많다”며 “주가조작 피해자가 수천수만 명이 발생하는데, 이건 공정과 관계없는 것 같은데 설명 좀 해달라”고 응수했다.

토론 주제와 상관없는 공방전이 시작되자 심 후보가 제동을 걸었다. 심 후보는 “두 후보께 말씀드린다. 오늘은 청년 정책을 말하는 자리다. 청년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도이치 모터스) 관련 이야기는 주도권 토론에서 하시라”고 자제를 촉구했다.

그러나 심 후보의 발언 직후 윤 후보가 다시금 ‘대장동 비리 의혹’을 꺼내들며 공방전이 이어졌다. 윤 후보는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경찰에서 2년 이상 (아내) 관련 계좌와 관계자들을 거듭 조사했다”며 “이재명 후보가 연루된 대장동 게이트에 비해 더 작은 사건이지만 검찰에서 (대장동 사건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인원 투입해서 수사했다. 아직까지 문제점이 드러난 게 없다”고 반박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후보들이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후보들이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후보의 공방전은 토론 후반부에서도 이어졌다. 이번에도 윤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백현동 옹벽아파트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케물었다. 관련 의혹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판교 백현동 한 아파트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특정 민간 사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윤 후보는 “(이 후보 스스로) 유능한 경제행정 달인이라고 늘 말하니까.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 주변) 옹벽 50m짜리 올라간 것에 대해 물어보겠다”며 “애초 (해당 아파트가) 용도변경이 두 번이나 반려됐는데, 이 후보의 법률사무소 사무장이자 성남시장 선대본부장을 한 분이 개발시행업체에 영입되니까 토지 용적률이 다섯 배가 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후보가 “일단 팩트를 체크하라”며 말을 끊었다. 이에 윤 후보는 “다 (확인을) 했다. 답을 하시면 된다. 이 업자가 3000억 가량의 특혜를 받았다”라고 맞받았다. 윤 후보는 이어 “입주한 수천 명 주민은 등기도 못 하고 대출에도 어려움을 겪는데 특정 업자에게는 수천억 원의 천문학적 이익을 주고 수천 명의 주민에게는 어떤 위험한 데서 살게 하면서 준공도 안 되게 하는 게 공정하고 정상적인 행정이고, 본인이 경제 행정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공격했다.

그러자 이 후보가 상기된 얼굴로 “팩트부터 확인하면 법률사무소의 사무장이라는 건 팩트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윤 후보가 “선대본부 사무장을 했던 건 맞지 않느냐”고 하자 이 후보는 잠시 침묵한 뒤 “2006년 떨어진 선거에서. (지금은) 연락도 제대로 안 되는 사람이라고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이어 “(백현동 의혹은)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했고 불법이나 잘못된 것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계속 의혹을 제기하자 이 후보는 윤 후보가 팩트에 기반하지 않은 의혹만 제기하고 있다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 후보는 “경찰에서 3년6개월 동안 자금 추적을 했던 사안”이라며 “검사가 왜 그러나. 사실을 갖고 얘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윤 후보는 굳은 얼굴로 “사실이 아닌 말씀을 계속하니까”라고 반박했다.

네거티브에 거리를 두던 심 후보도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를 둘러싼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선 강하게 비판했다. 심 후보가 “시장이나 도지사가 배우자 의전 등을 담당하는 직원을 둘 수 없다. (문제가 된) 배모 전 사무관의 인사권자가 이 후보였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워낙 가까운 사적 관계에 있던 사람이 별정직으로 들어오다 보니 주로 공무에 관련된 일을 도와주다가 경계를 넘어서서 사적 관계에 도움을 받은 것 같다. 제가 엄격하게 관리하지 못한 것이니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 TV토론은 오는 21일과 25일, 다음 달 2일 등 앞으로 세 차례 더 개최될 예정이다. 1차전에서 예열을 마치고 2차전에서 본격적으로 충돌한 여야 후보들이 향후 토론에서는 더 거칠게 맞부딪힐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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