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의 몸값이 치솟는 모양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의 단일화 움직임이 현실화하자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어서다.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김 후보는 ‘여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짧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날 송 대표의 부친상 빈소를 찾은 김 후보에게 송 대표는 “김 후보도 우리와 함께 뜻을 모아 같이 잘 해보자”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웃으며 “오늘 후보 등록을 하고 왔는데 무슨 말씀이시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다는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진지한 대화라기보다) 장례시작에서의 의례적인 인사였다. 제안으로도 거절로도 보기 어려운 대화였다”며 “다만 ‘(김 후보와) 같이 가야 한다’는 게 송 대표의 생각인 것은 맞다”고 전했다. 실제 송 대표는 지난 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여러 가지가 열려 있는 거라고 생각이 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재명-김동연 단일화’가 화두가 된 건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가능성이 부상하면서다. 지난 주말 그간 김 후보와 마찬가지로 단일화에 선을 긌던 안 후보가 먼저 윤 후보 측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단일화 방식을 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샅바싸움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가능성이 대두된 것만으로도 민주당으로서는 악재에 직면한 셈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한 가운데 이 후보로서는 김 후보와의 정책 연대 혹은 단일화가 대선의 마지막 보루가 된 모양새다. 실제 송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일각에서는 김 후보와의 ‘동맹’으로 이 후보의 ‘확장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가 1% 내외의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상징성’만큼은 안 후보에게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반기를 든 대표적인 반문(反文) 인사다. 재계 인사와 학계 원로, 관료들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가 김 후보의 지지를 얻게 된다면 현 정권을 불신하지만 동시에 윤 후보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의 표심을 공약할 수 있는 ‘새 카드’를 얻게 되는 셈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김 후보로서는 선거비용과 완주의 이점 등을 고려하면 이 후보와의 통합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 후보와 김 후보의 단일화가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김 후보가 대선 완주 의지를 강하게 밝히고 있어서다. 김 후보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런 얘기(단일화)를 (민주당으로부터) 간접적으로 들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많은 분들이 힘 모아주신 후원금 가지고 깨끗하게 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