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결렬로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는 최고경영진에 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삼성전자 내 4개 노조로 구성된 공동교섭단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밝혔다.
이날 이현국 전국삼성전자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재작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에서 노동 3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임금교섭에서 진심이 아닌 것을 알게 됐다”며 “15차례 진행된 임금교섭은 입장차만 확인하고 노조가 요구한 44개 조항 중 단 한 건도 수용되지 않은 채 결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2021년도 임금협상 노조 요구안의 핵심인 투명하고 공정한 임금체제와 직원 휴식권 보장을 위해 삼성전자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원한다”고 요구했다. 노조가 대화상대로 언급한 최고경영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현호 사업지원TF팀 부회장,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 경계현 사장(DS부문장) 등이다.
노조는 사측이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실력 행사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만약 공동교섭단의 대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장담하건대 모든 삼성 그룹사 노조가 연대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사측과 2021년도 임금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후 두 차례 고용노동부 산하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중노위는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다고 판단, 지난 14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 상태다. 노조가 향후 실제로 파업을 결의할 경우 삼성전자는 1969년 창사 이래 53년 만의 첫 파업 사례를 맞게 된다.
